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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유형: 의식 실패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의식 실패

새벽 골목에서 주운 짚인형, 그 배 속에는 제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야근 후 지름길로 택한 사거리에서 주운 낡은 짚인형. 배 속을 열어보니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낯익은 필체가 적혀 있었다. 그날 밤부터 새벽 2시 13분마다 몸에 자국이 생기기 시작했다.

2026년 08월 06일 visibility 2,062 조회 NEW
새벽 골목에서 주운 짚인형, 그 배 속에는 제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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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후 지름길로 택한 사거리

김하은 씨(가명, 29세)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다. 마감이 몰리는 주에는 새벽까지 작업실에 남아 있다가, 인적 드문 골목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잦았다.

그날도 다르지 않았다. 자정을 넘긴 시각, 하은 씨는 평소보다 십 분쯤 빠르게 도착하려고 큰길 대신 오래된 상가 뒷골목을 가로질렀다. 신호등도 없는 작은 사거리, 낡은 건물들 사이로 가로등 하나만 깜빡이고 있었다.

그 사거리 한복판, 정확히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작은 뭉치 하나가 놓여 있었다.

붉은 실로 묶인 작은 뭉치

주먹만 한 크기의 지푸라기 뭉치였다. 사람 형상을 어설프게 흉내 낸 듯, 팔다리처럼 보이는 부분이 가늘게 묶여 있었고, 몸통에는 붉은 무명실이 여러 겹 감겨 있었다.

이상한 건 그 정교함이었다.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쓰레기치고는 매듭 하나하나가 지나치게 단정했다. 마디마다 가느다란 못이 비스듬히 박혀 있었고, 배 부분에는 실로 촘촘히 꿰맨 자국이 있었다.

하은 씨는 그것을 손으로 집어 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얼핏 본 것 같기도 했다. "액막이 인형인가 보다." 별생각 없이 가방에 넣었다. 나중에 인터넷에 검색해서 뭔지 알아볼 요량이었다.

그날 밤, 지푸라기에서 옅게 풍기던 마른 풀 냄새와 그 아래 섞인 탄내를, 하은 씨는 오래도록 잊지 못하게 된다.

새벽 2시 13분마다 생기는 자국

인형을 책상 위 작은 소품 선반에 올려둔 다음 날부터, 하은 씨는 매일 같은 시각에 눈을 떴다.

새벽 2시 13분.

이유 없이 눈이 떠졌고, 그때마다 왼쪽 쇄골 아래가 따끔거렸다. 처음엔 벌레에 물린 줄 알았다. 그런데 거울 앞에 서서 확인할 때마다, 그 자리에는 손톱 반달 모양의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자국은 매일 조금씩 짙어졌다.

방 안에서는 밤마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실이 스치는 소리 같기도 했고, 마른 지푸라기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같기도 했다. 선반 쪽을 돌아보면 인형은 늘 놓아둔 그 자리, 그 자세 그대로였다. 다만 매듭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었다.

인형의 배 속에서 나온 것

일주일째 되던 밤, 하은 씨는 결국 스탠드 불빛 아래 인형을 가져다 놓고 자세히 들여다봤다. 배 부분의 실 자국이 유독 눈에 밟혔다.

손끝으로 실 한 가닥을 당겼다. 다른 가닥도 당겼다. 오래된 실은 힘없이 풀렸고, 배 속에서 작게 접힌 종이 한 장과 머리카락 몇 가닥, 손톱 조각처럼 보이는 것이 떨어졌다.

종이를 펼쳤다. 검은 먹으로 쓴 글씨.

생년월일. 이름.

자신의 것이었다.

손이 떨렸다. 머리카락 색깔도, 길이도, 자신의 것과 정확히 같았다. 착각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종이에 적힌 생년월일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더 소름 끼치는 건 따로 있었다. 종이 위 글씨체가 이상하게 눈에 익었다. 숫자 0을 쓸 때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 긋는 방식. 그건 하은 씨 주변에서 딱 한 사람만 쓰는 습관이었다.

누구인지는, 이 이야기에 담지 않기로 한다.

그날 밤 하은 씨는 인터넷에서 지푸라기 인형에 관한 오래된 게시글 하나를 찾아냈다. 원한 대상의 이름과 생년월일, 신체 일부를 넣고 축시에 못을 박아 만든다는 저주 인형, 제웅. 그 아래 달린 댓글 하나가 유독 눈에 밟혔다.

"완성된 제웅은 사거리에 버려야 저주가 옮겨간다. 절대 주워 오면 안 된다. 훼손하면 그 재앙은 고스란히 손댄 사람에게 옮는다."

하은 씨는 자신이 이미 두 가지를 다 어겼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주워 왔고, 배를 갈랐다.

되돌리려던 새벽, 사거리에서

다음 날 새벽 1시 50분, 하은 씨는 인형을 다시 신문지에 싸 들고 그 사거리로 향했다. 게시글에는 원래 있던 자리에 되돌려 놓고,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

바람 한 점 없는 밤이었는데도, 사거리에 가까워질수록 마른 지푸라기 냄새가 짙어졌다.

인형을 원래 자리에 내려놓았다. 손을 떼는 순간,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또각. 또각.

맨발 같지 않은, 그렇다고 신발도 아닌 소리.

뒤돌아보지 마.

하은 씨는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다가, 정확히 그녀의 등 뒤 한 걸음 거리에서 멈췄다.

숨소리는 없었다. 다만 왼쪽 쇄골 아래, 그 자리가 타는 듯이 뜨거워졌다.

집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 하은 씨는 기억하지 못한다.

아직도 못은 깊어진다

거울 앞에서 옷깃을 내렸을 때, 반달 모양의 자국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히려 전보다 짙고, 깊었다.

그날 이후 하은 씨는 두 번 다시 그 사거리로 가지 않는다. 하지만 새벽 2시 13분이면 여전히 눈이 떠지고, 자국은 조금씩 더 선명해지고 있다.

병원에서는 색소침착이라고 했다.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하은 씨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자국의 깊이를 확인하며, 그녀는 생각한다. 사거리에 놓인 낯선 물건을 함부로 주워서는 안 된다는 그 오래된 말이, 왜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왔는지를.

혹시 늦은 밤 골목 어귀에서 낯선 뭉치를 발견하신다면, 그냥 지나치시길 바란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나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특정 신앙이나 무속 풍습을 비하할 의도가 없습니다.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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