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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유형: 의식 실패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인물, 장소, 사건과 무관합니다
의식 실패

산속 돌탑 앞 귤 하나, 그날 밤부터 시작됐다

가을 단풍 산행 중 길을 잃은 대학 동아리 일행이 발견한 낯선 돌탑과 산신당. 배고픔에 못 이겨 제물로 놓인 귤 하나를 집어 먹은 순간부터, 방 안에 매일 밤 낯선 흙 발자국이 남기 시작했다.

2026년 08월 19일 visibility 640 조회 NEW
산속 돌탑 앞 귤 하나, 그날 밤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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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산행, 길을 잃다

10월 말, 임하은 씨(가명, 24세)는 대학 산악 동아리 후배 세 명과 함께 근교의 낮은 산으로 단풍 산행을 떠났다. 정규 등산로가 아닌 지도 앱에 표시된 지름길로 방향을 틀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 오후 4시를 넘기자 산길은 삽시간에 어두워졌고 일행은 정확한 하산로를 찾지 못한 채 낙엽 쌓인 비탈을 헤매기 시작했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휴대폰 손전등에 의지해 30분 넘게 걷던 끝에, 일행은 이상한 공터에 다다랐다. 사람 키만 한 돌탑 여러 개가 둥글게 늘어서 있었고, 그 가운데 가장 큰 돌탑 앞에는 색이 바랜 천 조각들이 나뭇가지에 묶여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낯선 돌탑과 산신당

"여기 서낭당 같은 덴가 봐." 후배 하나가 중얼거렸다. 돌탑 앞 평평한 바위 위에는 누군가 얼마 전 다녀간 듯 정갈하게 놓인 제물이 있었다. 막걸리 한 병, 삶은 달걀 두 개, 그리고 귤 세 알.

산행 내내 물만 마셨던 일행은 허기와 추위에 지쳐 있었다. 임하은 씨는 처음엔 손대지 말자고 했지만, 후배 한 명이 "귀신이 어딨어, 그냥 누가 등산객 주려고 놔둔 거겠지"라며 귤 하나를 집어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임하은 씨도 못 이기는 척 나머지 귤 하나를 나눠 먹었다. 마을 어르신께 여쭤봤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지만, 그 순간엔 아무도 그 돌탑이 무엇을 위한 자리인지 알지 못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등산로 표지판을 발견했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무사히 하산했다.

방바닥에 남은 흙 자국

이상한 일은 사흘 뒤부터 시작됐다. 임하은 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방바닥에 찍힌 발자국 모양의 흙 얼룩을 발견했다. 크기는 자신의 발보다 조금 컸고, 방문 앞에서 시작해 침대 옆에서 뚝 끊겨 있었다. 전날 분명 청소기를 돌리고 잠들었는데도.

처음엔 산행 때 신발에 묻은 흙이 남아있었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닦아냈다. 그런데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모양의 흙 발자국이 나타났다. 창문은 늘 잠겨 있었고, 함께 사는 사람도 없었다.

일주일째 되던 밤, 임하은 씨는 잠들지 않고 버텨보기로 했다. 새벽 3시쯤, 방문 아래 틈으로 흙냄새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축축한 낙엽과 젖은 흙이 뒤섞인, 산속 그 공터에서 맡았던 냄새와 똑같았다. 숨을 죽이고 있던 임하은 씨의 귓가에, 아주 낮게 뭔가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도독, 오도독. 마치 누군가 껍질째 무언가를 씹어 먹는 소리 같았다.

되돌려 놓아야 했던 것

용기를 내 불을 켰을 때는 방 안에 아무도 없었다. 다만 침대 옆 바닥에, 방금 만든 것처럼 축축한 흙 발자국 하나가 선명하게 찍혀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손대지 않은 귤 껍질 두 조각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자신이 산에서 먹고 버린 적 없는, 새것 같은 껍질이었다.

임하은 씨는 뒤늦게 함께 갔던 후배에게 연락했다. 후배 역시 같은 날부터 밤마다 알 수 없는 흙냄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다급히 인터넷을 뒤진 끝에, 두 사람은 산속 돌탑이 마을 사람들이 산신에게 안녕을 비는 자리였고, 제물을 함부로 건드리면 반드시 되돌려 놓거나 사죄의 의식을 치러야 한다는 지역 풍습을 알게 됐다.

아직 갚지 못한 것

임하은 씨와 후배는 그 주말, 귤 한 봉지와 술 한 병을 사 들고 다시 그 산을 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헤매도 그날의 돌탑을 찾을 수 없었다. 분명 같은 능선, 같은 지름길이었는데도.

그날 이후 흙 발자국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임하은 씨는 가끔 밤에 잠에서 깨면 방 안 가득한 냄새를 맡는다. 흙과 낙엽, 그리고 희미한 귤껍질 냄새가 뒤섞인 그 냄새를.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인지, 그저 잠시 조용해진 것뿐인지 그녀는 알 수 없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나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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