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를 위해 찾아간 곳
이도현 씨(가명, 27세)는 흉가체험 콘텐츠로 채널을 운영한 지 3년째였다. 구독자 수는 오래전부터 제자리였고, 이 씨는 늘 새로운 소재에 목말라 있었다.
지역 정보 카페에서 우연히 사진 몇 장을 발견했다. 지방 소도시 외곽, 산기슭에 방치된 낡은 2층 건물. 30여 년 전까지 소규모 수련단체가 사용하다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는 짧은 설명이 붙어 있었다.
댓글 창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거긴 그냥 두세요. 가지 마세요."
이 씨는 그 댓글을 캡처해 영상 오프닝 자막으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편집자 최○○ 씨와 함께 카메라 두 대를 챙겨 밤길을 나섰다.
산길 끝에 있던 건물
내비게이션이 끊긴 지점부터는 걸어 올라가야 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산길이었다.
건물은 생각보다 컸다. 시멘트로 지은 2층 구조, 깨진 창문 사이로 검게 뚫린 안쪽이 보였다. 현관 위쪽에는 원형의 낡은 문양이 걸려 있었다. 어떤 글씨도, 이름도 없었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곰팡이와 먼지 냄새가 훅 끼쳤다. 그리고 그 아래, 희미하게 무언가 그을린 듯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복도 양쪽으로 작은 방들이 늘어서 있었다. 방문마다 손때 묻은 나무 명패가 붙어 있었다. 낯선 이름들이었다. 이 방들에서 지내던 사람들의 이름인 듯했다.
방 안은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개어진 이불, 놓여 있는 밥그릇, 펼쳐진 채 먼지 쌓인 낡은 책. 마치 방금까지 누군가 있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처럼 보였다.
이 씨는 카메라를 켜고 나레이션을 시작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가장 안쪽 방까지 촬영을 마치고 돌아 나오던 길이었다.
낮은 웅얼거림이 들렸다.
여러 사람이 한목소리로 무언가를 외는 듯한 소리였다.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가 했다. 하지만 그날 밤은 바람 한 점 없었다.
소리는 천장 쪽에서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씨는 복도 끝에서 낡은 스피커 하나를 발견했다. 예전에 안내 방송용으로 쓰였을 법한 오래된 스피커였다.
전선을 확인했다. 다 삭아서 끊어져 있었다. 이 건물에 전기가 들어올 리 없었다.
그런데 웅얼거림은 계속됐다. 오히려 점점 또렷해졌다.
최 씨가 이 씨의 팔을 잡았다.
"형, 아까 지나온 복도... 벽에 저런 낙서 없지 않았어요?"
돌아보니 벽면 가득 알 수 없는 선과 문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분명 처음 지나올 때는 아무것도 없던 벽이었다.
그 방 앞에 섰을 때
두 사람은 서둘러 출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이 씨는 걸음을 멈췄다.
복도 초입, 처음 들어올 때 명패가 비어 있던 방이 하나 있었다. 촬영본에도 "여기만 이름이 없네요"라고 말한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금, 그 방문에는 명패가 걸려 있었다.
이 씨는 손전등을 들어 비췄다.
거기 적힌 이름은.
이도현.
자신의 이름이었다.
문 안쪽에서, 낮은 웅얼거림이 뚝 멈췄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문고리가 돌아갔다.
두 사람은 그대로 뛰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이름
다음 날, 최 씨는 촬영 원본을 확인하다가 클로즈업 장면 하나를 찾아냈다.
이 씨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나무의 결까지 오래되어 보이는, 최근에 새로 만든 흔적이 전혀 없는 명패였다.
이 씨는 그 영상을 끝내 업로드하지 않았다.
요즘도 이 씨의 휴대폰에는 발신자 표시 없는 전화가 걸려온다. 받으면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다만 아주 작게, 여러 사람이 한목소리로 무언가를 외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이 이야기는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실존하는 종교, 단체, 장소와는 무관하며 특정 대상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폐건물 무단 침입은 불법이며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