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원짜리 거울
박○○ 씨(27세, 여성)는 혼자 사는 원룸을 꾸미는 데 푹 빠져 있었습니다. 인테리어 유튜브를 보고, 중고 거래 앱을 뒤지며 예쁜 물건들을 하나씩 들여놓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2026년 4월의 어느 봄날, 박 씨는 당근마켓에서 눈에 띄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앤티크 풍 타원형 거울. 나무 프레임에 금박 조각이 새겨져 있었고, 사진만 봐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가격은 단돈 5만 원.
판매자는 "이사 가면서 처분"한다고만 적어뒀습니다. 직거래 장소는 동네 편의점 앞. 거래는 5분 만에 끝났습니다.
박 씨는 집에 돌아와 거울을 현관 맞은편 벽에 걸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방 안이 넓어 보였습니다. 예쁘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날 밤, 박 씨는 아무런 이상함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처음 본 것
거울을 들여온 지 사흘째 되는 날 새벽이었습니다.
박 씨는 화장실에 가려고 잠에서 깼습니다. 새벽 2시 53분. 불을 켜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을 가로질렀습니다.
그때, 현관 앞 거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울 속에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박 씨는 처음에는 자신의 잠옷 차림이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멈춰 서서 다시 보았을 때, 그것은 박 씨가 아니었습니다.
거울 속의 형체는 박 씨와 같은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길었습니다. 산발된 채로. 그리고 고개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너무 많이.
박 씨가 손을 들었습니다.
거울 속의 것은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그대로 침실로 뛰어들어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습니다. 그날 밤 화장실은 끝내 가지 못했습니다.
거울이 보여주는 것들
다음 날 아침, 박 씨는 자신이 너무 피곤해서 잘못 본 것이라 스스로를 납득시켰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날 새벽에도, 또 그다음 날 새벽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
항상 새벽 3시 전후.
항상 거울 속에 그 형체.
항상 고개가 비틀린 채 박 씨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박 씨는 거울에 천을 덮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천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거울은 멀쩡히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박 씨는 거울을 베란다로 옮겼습니다. 그날 밤, 박 씨는 꿈속에서 그 형체가 베란다 유리에 손바닥을 짚고 방 안을 들여다보는 것을 보았습니다.
박 씨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거울을 중고로 판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혹시 이 거울에 대해 더 아는 게 있으신가요?"
상대방은 읽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 뒤, 그 판매자의 프로필이 삭제됐습니다.
거울을 버린 날
박 씨는 결국 거울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쓰레기봉투에 넣어 묶고, 새벽에 몰래 공동 쓰레기장에 갖다 놨습니다.
그날은 잘 잤습니다. 그다음 날도.
사흘째 되던 날, 박 씨는 퇴근길에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현관문 앞.
그 거울이 다시 놓여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