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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유형: 저주받은 물건
  • 주의사항: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
저주받은 물건

중고 체중계는 매일 아침 6.5킬로그램씩 늘어 있었고, 여드레째에 제 몸무게가 되었다

만 오천 원에 산 중고 체중계가 아무도 올라가지 않은 아침마다 6.5킬로그램씩 늘어났다. 여드레째 새벽 3시 2분, 발판 위에 젖은 발자국 두 개가 찍혔다.

2026년 11월 04일 visibility 71 조회 NEW
중고 체중계는 매일 아침 6.5킬로그램씩 늘어 있었고, 여드레째에 제 몸무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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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오천 원짜리 체중계

저는 한 씨(가명, 29세)입니다. 빌라 2층 원룸에서 혼자 삽니다. 10월 12일 월요일 저녁, 중고거래 앱에서 만 오천 원에 디지털 체중계를 샀습니다. 판매자는 현관 앞에서 물건만 건네고 '건전지는 새로 넣어 놨어요'라고 한 뒤, 제 얼굴을 한 번도 보지 않고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그날 밤 욕실 타일 바닥에 놓고 올라서 보았습니다. 화면에 연한 초록 불이 들어오고 숫자가 떴습니다. 52.0. 제 몸무게 그대로였습니다.

매일 아침 늘어 있는 숫자

이상한 것은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욕실 문을 열자 체중계 화면이 켜져 있었습니다. 저는 올라간 적이 없는데, 숫자는 6.5였습니다.

체중계는 몇 초 뒤면 저절로 꺼지는 물건입니다. 그런데 제가 칫솔을 물고 한참을 서 있어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전원 버튼을 눌러 껐습니다.

14일 아침에는 13.0이었습니다. 15일은 19.5, 16일은 26.0. 저는 그때서야 규칙을 알아챘습니다. 하루에 정확히 6.5킬로그램씩. 17일에 32.5, 18일에 39.0. 계산기를 켜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19일 아침 숫자는 45.5였고, 여기에 6.5를 더하면 52.0이었습니다.

처음 산 날 제가 쟀던 숫자였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숫자가 늘어나는 아침마다 발판의 유리 위에 아주 희미한 물기가 남아 있었습니다. 제가 샤워를 하지 않은 아침에도요.

건전지를 빼 둔 밤

19일 밤, 저는 체중계를 뒤집어 건전지 두 개를 꺼내 부엌 서랍에 넣었습니다. 전원이 없으면 숫자도 없을 테니까요. 체중계는 욕실 바닥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내일 아침에 들고 나가 버릴 생각이었습니다.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휴대폰 화면을 끄고 천장을 보고 있었는데, 정확히 새벽 3시 2분이었습니다.

삑.

욕실 쪽에서 체중계가 켜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발판 위에 찍힌 두 개의 발자국

저는 이불을 쥔 채 한참 가만히 있다가, 일어나 방 전등을 켜고 욕실 문 앞까지 걸어갔습니다. 문틈 아래로 연한 초록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건전지는 부엌 서랍 안에 있는데도요.

욕실 전등 스위치를 올렸습니다.

체중계 화면에는 52.0이 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판 유리 위에, 물에 젖은 맨발 자국 두 개가 또렷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아무도 서 있지 않은 발판 위에서, 발자국의 물기가 한 방울, 두 방울 가장자리로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발자국은 크기도, 엄지발가락이 살짝 휜 모양도 제 발과 똑같았습니다.

그때 화면의 숫자가 깜빡였습니다. 52.0이 지워지고, 0.0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제 어깨 바로 옆으로 차가운 물기가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저는 문턱에 서 있었고, 어깨 옆은 벽이었는데도요.

찰박. 찰박.

젖은 발이 방바닥을 밟는 소리가 제 방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침대 쪽으로, 제가 방금까지 누워 있던 자리 쪽으로.

저는 날이 밝을 때까지 욕실 문턱에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방 쪽으로는 한 번도 고개를 돌리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0.0인 아침

날이 밝자마자 체중계를 들고 나가 재활용 수거함 옆에 버렸습니다. 판매자 계정은 이미 탈퇴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보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저는 제 몸무게를 모릅니다. 회사 휴게실의 체중계에 올라서면 화면은 0.0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헬스장 체중계도, 약국 앞에 놓인 체중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발판은 제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이상한 것은 침대입니다. 원룸이라 달리 잘 곳이 없어 저는 지금도 그 침대에서 잡니다. 그런데 아침이면 제가 누운 자리는 꺼져 있지 않습니다. 대신 벽 쪽, 아무도 눕지 않은 자리가 사람 한 명 누운 만큼 깊게 눌려 있고, 그곳 시트는 항상 축축합니다.

그것이 가져간 것이 제 몸무게였는지, 아니면 제 자리였는지 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창작된 공포 이야기이며,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실제와 무관합니다.

warning 주의사항

  •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
  • 혼자 읽지 마시고 밝은 곳에서 읽어주세요
  • 새벽 시간대에 읽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 욕실에 들어갈 때 체중계가 신경 쓰일 수 있습니다
  • 젖은 발소리 묘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 중고 물건 구매를 앞두신 분은 주의하세요
  • 창작된 공포 이야기이며 실제 인물과 장소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