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짜리 놋방울
저는 올해 서른여섯, 평범한 사무직입니다. 9월 마지막 주 토요일, 중고 직거래 장터에서 열쇠고리 하나를 샀습니다. 엄지 마디만 한 놋방울이 달린 낡은 열쇠고리였고, 값은 천 원이었습니다. 지하철역 앞에서 만난 판매자는 말수가 적은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방울에서 소리가 안 나요. 속이 막혔나 봐요."
흔들어 보니 정말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 열쇠에 달았을 때 짤랑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 열쇠고리라니, 조용한 걸 좋아하는 제게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판매자는 거스름돈을 내주며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울리면, 대답은 하지 마세요."
그냥 하는 인사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을 잠그는 순간
열쇠고리를 쓴 지 열흘이 지난 10월 6일 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출근하려고 현관을 나서서, 열쇠를 꽂아 문을 잠갔습니다. 철컥.
그때 집 안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짤랑.
맑고 가느다란 놋방울 소리였습니다. 제 손에 들린 열쇠고리의 방울은 가만히 있었습니다. 저는 손바닥 안의 방울을 내려다보았습니다. 흔들지 않았고, 소리가 나지도 않았습니다.
짤랑. 짤랑.
소리는 현관문 바로 안쪽에서 났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에서 문 한 장 너머, 허리쯤 되는 높이였습니다. 집에는 저 혼자 삽니다. 고양이도 키우지 않습니다.
저는 홀린 듯이 "누구세요?" 하고 물을 뻔했습니다. 입을 열기 직전, 판매자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입을 다물고 그대로 계단을 뛰어 내려갔습니다.
같은 박자
다음 날부터 저는 소리가 나는 때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열쇠를 잠그는 순간에만 났습니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문에서 멀어지는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첫날은 현관, 출근 사흘째에는 거실 쪽 복도, 닷새째에는 안방 문 앞에서.
짤랑. 짤랑.
저는 한 번 실험을 했습니다. 문을 잠그기 전에 열쇠고리를 일부러 세게 흔들어 보았습니다. 방울은 여전히 아무 소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을 잠그자, 집 안의 방울이 제가 흔든 박자 그대로 울렸습니다. 짤랑, 짤랑, 짤랑, 짧게 세 번.
제 손에는 방울이 하나뿐입니다. 소리는 제가 가진 것이 아니라, 집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 박자를 따라 하고 있었습니다.
10월 13일 화요일 밤, 저는 열쇠에서 열쇠고리를 떼어 거실 서랍에 넣고 서랍을 닫았습니다. 방울이 안방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안방 이불 속에 누웠습니다.
새벽 어느 시각, 처음으로 문을 잠그지도 않았는데 방문 밖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짤랑.
저는 눈을 꼭 감았습니다. 소리는 문 앞에서 멈췄습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불 바로 위에서, 제 귓가에서 아주 작게 같은 소리가 났습니다.
짤랑.
그것은 제가 대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직 울리고 있습니다
저는 다음 날 아침 서랍에서 열쇠고리를 꺼내, 직거래했던 역 앞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문을 잠그고 출근할 때마다 집 안에서는 지금도 방울이 웁니다.
이제 제 열쇠에는 방울이 달려 있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저는 여전히 한 번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소리가 집 안이 아니라 현관문 바깥, 제 등 뒤 복도에서 났습니다. 집 안에서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이제는 저를 따라 나온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으며,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을 바꾸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