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일곱 장이 남은 카메라
노○○ 씨(가명, 31세)는 중고 거래 앱에서 오래된 즉석 카메라를 샀다. 판매자는 만 원을 깎아 주며 말했다. "필름 일곱 장 남았어요. 그건 그냥 쓰세요."
카메라는 묵직했고, 가죽 케이스에서 오래된 향 냄새가 났다. 노 씨는 집에 와서 첫 장을 찍었다. 현관 쪽 복도였다. 인화되는 몇 분 동안 그녀는 사진이 서서히 떠오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복도 끝, 신발장 옆에 검은 사람 모양이 서 있었다.
그날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노 씨는 필름 결함이라고 생각하며 사진을 서랍에 넣었다.
한 장 찍을 때마다
둘째 장은 같은 복도에서 찍었다. 검은 형체는 신발장 옆이 아니라 복도 중간쯤에 있었다. 셋째 장에서는 방문 앞이었다. 넷째, 다섯째 장에서 형체는 점점 커졌다. 노 씨는 매번 현관 앞 같은 자리에 서서 찍었다. 그런데도 형체와의 거리는 한 장마다 한 걸음씩 줄어들었다.
그만 찍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손이 자꾸 카메라로 갔다. 이상하게도 셔터를 누르지 않은 날 밤에는 복도 쪽에서 마룻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어서 다음 장을 찍으라고 재촉하는 것처럼.
여섯째 장의 형체는 렌즈에서 두 걸음 앞에 있었다. 얼굴은 없었다. 대신 하얀 손 하나가 이쪽으로 뻗어 있었다.
마지막 한 장
필름이 한 장 남은 밤, 노 씨는 셔터를 누르지 않았다. 일곱째 장에서는 형체가 렌즈 바로 앞에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카메라를 쓰레기봉투에 넣고 입구를 단단히 묶은 뒤, 단지 쓰레기 수거함 가장 깊은 곳에 밀어 넣고 돌아왔다.
집에 오자 현관 바닥에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방금 뽑혀 나온 듯 화면이 아직 희뿌옜다. 노 씨가 내려다보는 동안, 사진은 천천히 떠올랐다.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노 씨의 사진이었다.
찍은 위치는 침대 발치였다. 노 씨는 그런 사진을 찍은 적이 없었다. 카메라는 지금 쓰레기 수거함 속에 있는데. 사진 속 노 씨의 이불 위에는 하얀 손이 하나 얹혀 있었다.
여덟 번째 사진
노 씨는 지금도 잠들기 전에 서랍을 열어 사진을 센다. 여섯 장, 그리고 현관에서 주운 한 장. 카메라에 남아 있던 필름은 일곱 장뿐이었다. 그러니 일곱 장이어야 한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서랍 속에는 여덟 장이 들어 있다. 노 씨는 그 여덟 번째 사진을 뒤집어 볼 용기가 아직 없다.
이 이야기는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등장 인물과 장소는 모두 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