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그 건물
최○○(가명, 24세)과 친구 두 명은 폐건물 탐험 취미를 가진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수십 군데 폐가와 폐공장을 돌아다녔고, 웬만한 것에는 놀라지 않는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날 탐험한 곳은 강원도 한 산골 마을 인근의 폐결핵 요양원이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았고,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는 장소였습니다. 1970년대에 문을 닫은 이후 50년 이상 방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노인 한 분이 그들을 보자마자 말했습니다.
"거기 가지 마라. 갔다 와도, 3층엔 절대 올라가지 마라."
청년들은 웃으며 지나쳤습니다.
1층, 2층 그리고 계단 앞
요양원은 예상보다 훨씬 잘 보존된 상태였습니다. 외벽은 군데군데 무너졌지만 내부 구조는 유지되어 있었고, 낡은 병상 철골과 떨어진 타일 조각들이 원래 모습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1층을 돌아볼 때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으스스하긴 했지만 여느 폐건물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벽마다 뭔가를 긁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도구로 벽을 긁은 게 아니라, 손톱 같은 것으로 그은 듯한, 여러 줄의 세로 선들이 빽빽하게 나 있었습니다. 문 안쪽, 창문 아래, 구석 구석.
"나가고 싶었던 거 아닐까." 친구 중 한 명이 중얼거렸습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섰을 때, 최 씨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여기까지만 하자." 최 씨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세 명 중 한 명인 이○○(가명, 25세)가 혼자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올라간 이○○
최 씨가 말렸지만, 이 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올랐습니다. 평소에 겁이 없는 친구이긴 했지만, 그날은 뭔가 달랐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올라갔습니다.
5분 정도 기다렸을까. 이 씨가 혼자 내려왔습니다.
"별거 없어." 짧게 말하고는 먼저 건물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날 귀가하는 내내, 이 씨는 말이 없었습니다. 원래 수다스러운 친구였는데. 차 안에서 창밖만 바라봤습니다.
달라진 이○○
그로부터 일주일 뒤, 이 씨와 함께 밥을 먹던 최 씨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 씨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아무런 맥락 없이 말했습니다.
"3층에 여자가 있었어."
"무슨 여자?"
"창문 쪽에 서 있었어. 얼굴은 못 봤는데... 손을 흔들었어."
"그거 사람이잖아. 같이 탐험 온 사람."
이 씨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발이 없었어."
최 씨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보다 더 이상한 건, 이 씨의 표정이었습니다. 무섭다거나 놀랐다는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치 날씨 이야기를 하듯, 너무나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그 이후 이 씨는 가끔 밤중에 혼자 산책을 나갔습니다. 어디를 가냐고 물으면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지금도 그 마을 노인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고 합니다.
"갔다 와도, 3층엔 절대 올라가지 마라."
올라가면 안 됐던 건 사람만이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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