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탐험은 그냥 재미였다
스물두 살 대학생 이○○ 씨(가명)는 '어반 익스플로링' — 도시탐험 — 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주로 친구 셋과 함께 폐건물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분위기를 즐기는, 그 정도의 취미였습니다. 귀신 같은 건 믿지 않았습니다.
지난 가을, 이 씨 일행은 경기도 외곽, 산을 끼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폐교 소식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접했습니다. 20년 전 폐교된 초등학교로, 이후 한 번도 철거되거나 활용되지 않고 그냥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행은 오후 8시쯤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산 중턱, 포장도 안 된 좁은 길 끝에 철제 담장이 서 있었고, 담장 너머로 2층짜리 낡은 건물이 보였습니다. 창문 유리는 대부분 깨져 있었고, 운동장에는 잡초가 무릎까지 자라 있었습니다.
이 씨 일행은 담장 한쪽이 기울어진 틈으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칠판에 분필 가루가 남아 있었다
1층 교실을 하나씩 돌아봤습니다. 20년 묵은 먼지, 녹슨 책걸상, 찢어진 게시물들 — 전형적인 폐건물 내부였습니다.
이 씨 일행이 세 번째 교실 문을 밀었을 때, 한 명이 멈춰 섰습니다.
"야... 칠판 봐."
칠판 한가운데, 크고 굵은 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왜 왔어"
네 글자였습니다. 분필로 쓰인 것 같았는데 — 글씨 아래로 흰 분필 가루가 바닥에 흘러내려 있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굳지 않은 것처럼, 가루가 아직 흩어지지 않고 모여 있었습니다.
이 씨는 손전등을 가까이 댔습니다. 가루가 아직 촉촉해 보였습니다.
방금 쓴 것이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농담처럼 "야, 누가 장난하는 거 아냐?"라고 했지만, 네 명은 서로를 쳐다봤습니다. 건물에 들어온 건 자기들이 처음이었습니다. 담장 안에서 다른 사람 흔적은 없었습니다.
2층에서 들린 발소리
일행은 빠져나가자고 의견이 모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삐걱. 삐걱. 삐걱.
2층에서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분명한 발소리였습니다. 낡은 목재 바닥을 밟는 소리. 천천히, 교실 복도를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동물 아냐?" 누군가가 작게 말했습니다.
발소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두 발로 걷는 패턴이었습니다. 규칙적으로. 멈추지 않고.
이 씨가 2층 계단 쪽을 비췄습니다. 계단은 어두웠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발소리가 멈췄습니다.
그리고 복도 끝에서, 문 하나가 천천히 열렸습니다. 삐이이이 — 경첩이 긁히는 소리가 길게 이어졌습니다.
교장실에서 발견한 것
이 씨는 나중에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왜 도망치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갔는지. 아마도 공포에 몸이 굳은 것인지, 아니면 뭔가에 이끌린 것인지.
4명이 함께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복도 끝에 열린 문이 보였습니다. '교장실'이라고 쓰인 낡은 명패가 달려 있었습니다.
문 안으로 손전등을 비췄습니다.
먼지 쌓인 책상. 넘어진 의자. 벽에 걸린 달력 — 2004년 3월.
그리고 책상 위에 — 컵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도자기 머그컵.
이 씨가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컵에서 김이 나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액체가 담겨 있었습니다. 20년째 비어있는 폐교, 전기도 수도도 없는 이 건물에서 — 방금 누군가가 끓여 놓은 것처럼, 컵에서 하얀 수증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이 씨 일행은 그 이후의 기억이 불분명합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담장 밖에 나와 있었다고 합니다.
아직도 확인하지 못한 것
이 씨는 그날 찍은 사진들을 나중에 확인했습니다. 학교 외관, 교실 내부, 칠판 사진들 — 대부분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교장실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이상했습니다.
컵 옆에, 이 씨의 손이 찍혀 있었습니다. 컵을 향해 뻗은 손. 그런데 그 손 옆에 — 다른 손이 있었습니다. 이 씨의 손보다 훨씬 작은, 아이의 손처럼 보이는 손.
이 씨는 그 폐교가 어떤 이유로 폐교됐는지 뒤늦게 조사했습니다. 인터넷에 남아 있는 오래된 기사 한 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004년 3월, 폐교 예정인 ○○초등학교에서 학생 실종 사건 발생...'
기사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지금도 그 사진을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삭제하면 더 무서울 것 같아서라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폐건물 무단 침입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매우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