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
최○○ 씨(가명, 41세)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낚시꾼입니다. 전국 낚시터를 돌아다니며 밤새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이 그의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지인에게 소개받은 충남의 한 저수지를 처음 찾아간 것은 지난해 늦가을, 10월의 일이었습니다.
"거기 붕어 크기가 장난이 아니야. 근데... 밤에는 혼자 가지 마." 지인은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최 씨는 웃어넘겼습니다. 귀신을 믿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요.
저수지까지는 비포장도로를 20분 가까이 달려야 했습니다. 좁은 산길이 끝나는 곳에 검은 수면이 펼쳐졌습니다. 달이 없는 밤이었습니다. 懐中전등 불빛 아래 자리를 잡고, 낚싯대 두 개를 펼쳤습니다.
수면 위의 이상한 것들
오후 11시가 넘자 주변이 완전한 어둠에 잠겼습니다. 개구리 소리도, 벌레 소리도 뚝 끊겼습니다. 낚시를 오래 한 사람은 압니다. 생명체들이 갑자기 소리를 멈추는 것은 무언가 이상한 신호라는 것을.
최 씨는 처음에는 그냥 날씨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낚싯대 찌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고요했습니다. 너무 고요했습니다.
그때 저수지 맞은편에서 물결이 일었습니다.
바람이 없는데 물결이 있었습니다.
최 씨는 懐中전등을 그쪽으로 비췄습니다. 물결 중심에 무언가가 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물에 빠진 낙엽 묶음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물고기가 아니었습니다. 물고기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온 것
懐中전등을 최대한 그쪽으로 비췄습니다. 불빛이 닿는 순간, 최 씨는 그대로 굳었습니다.
사람의 손이었습니다.
손목 위로는 수면 아래에 잠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손가락 다섯 개는 분명히 수면 위로 솟아 있었습니다. 천천히, 느리게,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
마치 누군가가 물속에서 손을 뻗고 있는 것처럼.
최 씨는 소리를 질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낚싯대도 접지 않았습니다. 접이식 의자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懐中전등만 들고 차를 향해 뛰었습니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내내 뒷좌석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차 안에서 이유 모를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오래된 물에서 나는 냄새. 진흙과 녹조가 썩어가는 그 냄새가.
나중에 들은 이야기
이틀 뒤 최 씨는 낚싯대를 찾으러 다시 저수지에 갔습니다. 낮이었습니다. 밝은 햇살 아래에서도 그 저수지는 이상하게 어두워 보였습니다. 수면이 빛을 흡수하는 것처럼.
낚싯대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접이식 의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낚싯대 두 개 중 하나의 줄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습니다. 무언가에 걸린 것처럼.
최 씨는 줄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냥 낚싯대째 버려두고 왔습니다.
마을로 내려오는 길에 동네 노인을 만났습니다.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노인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그 저수지 바닥에 오래된 마을이 있어. 댐 공사 때 수몰된 마을이야. 거기 살던 사람들이 아직도 나오려고 한다더라고."
최 씨는 그 말을 마저 듣지 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는 지금도 낚시를 하지 않습니다. 낚시 관련 영상조차 보지 않습니다. 어두운 수면 위로 무언가 손을 뻗어 올라오는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