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앱이 포착한 것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가끔 기묘한 글이 올라옵니다. 지도 앱 로드뷰에서 이상한 형체가 찍혔다는 내용들. 대부분은 빛 반사나 카메라 아티팩트라고 결론이 나지만, 그중 몇 가지는 끝내 설명이 되지 않은 채 묻힙니다.
이○○ 씨(가명, 29세)의 이야기는 그런 종류입니다.
이 씨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새 집 주변 동네를 미리 살펴보려고 스마트폰으로 지도 앱의 거리뷰 기능을 켰습니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경로를 확인하던 중이었습니다.
새벽 1시의 일이었습니다.
골목 끝의 것
경로는 단순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큰길을 따라가다가 작은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는 루트. 이 씨는 거리뷰를 따라가며 가게들을 확인하고, 편의점 위치를 체크하고, 골목의 폭을 가늠했습니다.
그런데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는 거리뷰 화면에서 이 씨의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골목 끝에 무언가가 서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밤에 촬영된 거리뷰이니 사람 한 명쯤은 당연히 찍힐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형체가 너무 하얬습니다. 거리뷰 카메라의 자동 노출 보정 탓인가 싶었지만, 주변 가로등 빛을 받은 다른 사물들은 정상적인 색상이었습니다.
이 씨는 화면을 확대했습니다.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사람의 형태를 한 것이었습니다.
긴 머리, 흰 옷, 발은 바닥에서 약간 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얼굴은... 카메라를 향해 있었습니다. 촬영 차량을 바라보고, 그 너머의 화면을 보고 있는 이 씨를 향해.
타임스탬프의 문제
이 씨는 다른 각도의 거리뷰를 찾아봤습니다. 같은 골목을 반대 방향에서 찍은 화면. 거기에도 형체가 찍혀 있었습니다. 같은 자리. 같은 자세. 카메라를 바라보는 얼굴.
이상한 것은 타임스탬프였습니다. 두 방향의 촬영 시간은 서로 달랐습니다. 한 장면은 새벽 4시 13분, 반대 방향 장면은 새벽 4시 31분이었습니다.
18분 차이.
촬영 차량이 골목을 통과해 반대편에서 다시 찍기까지 18분이 걸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 18분 동안, 형체는 같은 자리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방향만 반대쪽으로 바꾼 채.
이 씨는 커뮤니티에 스크린샷을 올렸습니다.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빛 반사나 마네킹이라는 의견과, 그리고 "저 골목 알아요. 거기 오래된 빈 건물 있어요. 뭔가 이상한 곳이에요"라는 댓글.
이 씨는 결국 그 동네로 이사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가봤다가 생긴 일
한 달 후,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이 씨는 낮에 그 골목을 찾아갔습니다. 밝은 대낮이었고, 사람도 다니는 평범한 서울 주택가 골목이었습니다.
형체가 서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래된 빈 건물 하나가 있었고, 출입구는 자물쇠로 잠겨 있었습니다.
이 씨는 골목을 한 번 둘러보고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때 빈 건물 2층 창문에서 뭔가 움직였습니다.
커튼이 없는 창문. 내부는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어둠 속에서 하얀 것이 창가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이 씨와 창문 사이의 거리는 4미터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뒤돌아서 골목을 빠져나왔습니다. 뛰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골목 끝에서 뛰게 됐습니다.
지도 앱에서 지워졌습니다
그 뒤로 이 씨는 가끔 그 골목의 거리뷰를 확인합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 골목의 거리뷰 데이터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지도 앱 측에서 업데이트를 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해당 골목의 거리뷰를 보려 하면 "이 지역의 거리뷰 정보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나타납니다.
스크린샷을 저장해뒀던 이 씨의 핸드폰에도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해당 이미지가 갤러리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삭제한 기억이 없었습니다.
커뮤니티에 올렸던 게시물도 어느 순간 삭제돼 있었습니다. 이 씨가 삭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씨는 지금도 새로운 동네를 거리뷰로 탐색할 때마다 주저합니다. 골목 끝을 확인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합니다.
보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을, 봤기 때문에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거리뷰 카메라는 지나가는 모든 것을 찍습니다. 살아 있는 것도,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것도.
이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도시전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특정 지역이나 실존 인물을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