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된 학교에 울리는 종소리
경기도 외곽의 한 작은 마을. 논밭 사이로 2층짜리 낡은 건물이 보입니다. 창문은 합판으로 막혀 있고, 운동장에는 잡초가 무릎 높이까지 자라 있습니다.
이 학교가 폐교된 것은 2004년. 학생 수 감소로 인근 초등학교와 통합되면서 문을 닫았습니다. 그 후 20년 동안 건물은 방치되어 왔고, 마을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 근처에 가지 말라고 당부해 왔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매일 오전 9시, 종소리가 들리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제보자
최○○ 씨(가명, 44세)는 그 마을에서 40년째 살고 있습니다. 폐교 옆 논에서 농사를 짓는 그는 이 소리를 처음 들은 게 폐교 직후라고 합니다.
"처음엔 착각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정확히 9시에 들려요. 날씨가 좋든 비가 오든 상관없이."
종소리는 구식 전기 종의 소리였습니다. '따르릉' 하는 것이 아니라, 쇠를 두드리는 묵직한 소리. 학교 내부 전기는 폐교 당시 이미 차단됐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전기 없이 울리는 종소리.
CCTV에 찍힌 것
2019년, 마을 주민 자치회가 재산 보호 목적으로 학교 외벽에 CCTV를 설치했습니다. 도난이나 청소년 침입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설치 3일 후, CCTV 관리를 담당하던 이○○ 씨(가명, 52세)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오전 8시 57분.
2층 교실 창문 합판 틈새로, 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내부 전기는 끊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빛이.
그리고 8시 59분, 그 빛 앞에 그림자가 지나갔습니다. 사람의 형태였습니다.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줄을 서서 걷는 것처럼, 여러 개의 그림자가 창문 합판 틈새로 연속으로 지나쳤습니다.
9시 정각.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그리고 빛이 꺼졌습니다.
이○○ 씨는 영상을 캡처해 마을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습니다. 반응은 둘로 나뉘었습니다. "착시다", "바람에 합판이 흔들린 거다"는 반응과, "내 아이 그 근처 못 가게 해야겠다"는 반응.
아이들이 기억하는 것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마을에서 나고 자란 20대 청년들 — 즉 폐교 당시 어린이였던 이들 — 이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부분이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맞아요. 저 학교 다닐 때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수업 중에요. 칠판에 뭔가 쓰다가 쓰러지셨거든요. 그게 폐교 바로 전 해였어요."
담임 교사의 이름은 아무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졸업 앨범도 대부분 분실된 상태였습니다.
마을 면사무소에 기록을 요청했으나, 폐교 이전 학교 서류 대부분은 통합 당시 폐기 처리됐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지금도 울리는 종소리
최 씨에게 물어봤습니다. 지금도 종소리가 들리냐고.
"들리죠. 오늘도 9시에 들었어요. 비도 오는데."
기자 역할을 자처해 현장을 방문한 유○○ 씨(가명, 31세)는 오전 8시 50분에 폐교 앞에 도착했습니다. CCTV는 여전히 작동 중이었고, 합판으로 막힌 창문은 빗속에서 조용했습니다.
9시 정각.
종이 울렸습니다.
유 씨는 즉시 자리를 떴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종소리가 울리기 직전에... 2층 창문 합판에 손이 보였어요. 안쪽에서 밀고 있는 것처럼. 작은 손이었어요."
작은 손.
아이의 손.
그 학교가 마지막으로 수업을 한 날, 출석부에 적힌 학생 수는 23명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도시전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이며, 특정 실존 장소를 지목하지 않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혼자 읽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