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에만 나타나는 시청자
개인 방송을 시작한 지 8개월째인 윤서아 씨(가명, 26세)는 구독자 300명 남짓의 작은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다. 평범한 잡담 방송, 가끔 게임 방송을 하는 정도였다.
방송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이상한 패턴을 발견했다.
자정을 넘기고 방송을 켤 때마다, 정확히 몇 분 안에 접속하는 시청자가 있었다.
닉네임은 알파벳과 숫자가 무작위로 섞인 것 같은 문자열. 프로필 사진도, 소개글도 없었다.
그 시청자는 채팅을 치지 않았다. 그냥 '시청 중' 목록에 이름만 떠 있을 뿐이었다.
윤 씨는 처음엔 신경 쓰지 않았다. 유령 계정이나 봇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방송에서도 목격된 이름
문제는, 어느 날 같은 플랫폼에서 방송하는 지인의 채팅방에 놀러 갔다가 시작됐다.
그 방송의 시청자 목록에서, 윤 씨는 낯익은 닉네임을 발견했다.
똑같은 문자열. 똑같이 채팅은 없고 '시청 중'이라는 표시만.
윤 씨는 무심코 지인에게 물었다. "저 계정 자주 들어와요?"
지인의 대답은 이랬다. "어, 그거? 나도 매번 자정 넘으면 들어오길래 이상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런다고 하더라."
그날 밤,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제목은 "혹시 자정마다 들어오는 그 계정 아시는 분"이었다.
댓글은 순식간에 쌓였다. 서로 다른 채널, 서로 다른 플랫폼인데도 똑같은 닉네임을 봤다는 사람이 스무 명 넘게 나타났다.
누군가 그 계정을 검색해봤다.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 사용자입니다."
프로필도, 활동 기록도, 가입 이력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 계정은, 그날 밤에도 윤 씨의 방송에 여전히 접속해 있었다.
누군가는 그 시청자 목록 화면을 캡처해서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캡처한 사람이 다시 그 사진을 확인하려고 갤러리를 열었을 때, 사진 속 시청자 목록에서 그 닉네임만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는 것이다. 나머지 시청자 이름과 숫자는 그대로였는데, 유독 그 계정만.
댓글창에는 "저도 방금 확인해보니 없어졌어요"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마치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가, 증거로 남는 순간 스스로 지워버리는 것 같았다.
채팅창에 처음 남긴 한 줄
그로부터 사흘 뒤, 새벽 12시 47분.
윤 씨가 방송 중 무심코 그 시청자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요즘 이상한 시청자 한 분이 계세요. 매일 이 시간에 들어오시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채팅창에 알림이 떴다.
그 계정이었다.
처음으로 채팅을 남긴 것이었다.
"드디어 봐주네."
윤 씨는 그대로 굳었다. 화면 너머로 시청자 수가 순간적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는 곧바로 방송을 종료했다.
사라지지 않는 계정
윤 씨는 그날 이후로 방송을 그만뒀다. 채널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얼마 전, 다른 신입 스트리머의 방송에 놀러 갔다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시청자 목록에, 여전히 그 계정이 떠 있었다.
닉네임도, 침묵도, 자정이라는 시간대도 그대로였다.
지금 이 글을 인터넷 방송으로 공유하고 있다면, 오늘 밤 자정이 지난 뒤 시청자 목록을 한 번 확인해 보길 바란다.
혹시 낯선 문자열의 이름이, 조용히 들어와 있지는 않은지.
이 이야기는 실제 사건이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여러 도시전설 요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각색물입니다. 등장인물과 채널, 플랫폼은 모두 허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