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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전설

초인종 옆 지워지지 않는 기호, 그 밤 문 안쪽에도 있었다

원룸으로 이사한 회사원이 현관문 초인종 옆에서 눈을 닮은 정체불명의 기호를 발견한다.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그 표식이 새겨진 집엔 반드시 한밤중 초인종이 울린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2026년 08월 21일 visibility 424 조회 NEW
초인종 옆 지워지지 않는 기호, 그 밤 문 안쪽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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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지 두 달, 현관문 초인종 옆에 생긴 낯선 흔적

배소연 씨(가명, 29세)는 회사와 가까운 원룸형 오피스텔로 이사한 지 두 달째였다. 처음으로 혼자 사는 집이라 서툰 것투성이였지만, 조용한 복도와 깔끔한 현관이 마음에 들어 나름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날 아침도 여느 때처럼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나서던 참이었다. 문을 잠그려 도어락 옆으로 손을 뻗다가, 초인종 버튼 바로 옆에서 낯선 흔적을 발견했다.

누군가 손톱이나 뾰족한 것으로 긁어 그린 듯한 표식이었다. 세로로 길쭉한 아몬드 모양의 테두리 안에, 정중앙에 작은 점 하나가 찍혀 있었다. 십자도 아니고 동그라미도 아닌, 마치 눈 한쪽을 형상화한 듯한 낯선 그림이었다.

"누가 장난쳤나." 배 씨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소매로 문질러 지우려 했다. 그런데 지워지지 않았다. 문 표면이 긁힌 게 아니라, 마치 도어 재질 안쪽에서부터 배어 나온 것처럼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워지지 않는 기호와 텅 빈 CCTV

퇴근 후 배 씨는 물티슈와 세제까지 동원해 다시 지워봤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조명 각도에 따라 그 눈 모양의 표식이 더 또렷하게 도드라져 보였다.

찜찜한 마음에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복도 CCTV 영상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리소장은 별일 아니라는 듯 웃으며 지난 일주일 치 영상을 함께 돌려봤다.

그런데 아무리 돌려봐도, 그 문 앞에 누군가 서 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배 씨가 출근하고 퇴근하는 모습만 반복될 뿐, 그 문에 손을 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찍히지 않았다.

"이상하네요. 사각지대라도 있나." 관리소장이 중얼거렸다. 화면 속 복도는 분명 배 씨의 현관문 전체를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 기호가 새겨진 순간만큼은, 마치 카메라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알아본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는 것

며칠 뒤 배 씨는 같은 층에 사는 이웃과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조심스레 그 기호에 관해 물었더니, 이웃은 표정이 굳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이 건물 곳곳의 문에 저마다 다른 기호가 하나씩 새겨져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세모난 것, 나선형인 것, 갈라진 선이 여러 개인 것.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그 기호가 새겨진 집은, 며칠 안에 반드시 한밤중 초인종이 울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문을 열어보면, 초인종을 누른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그 기호, 아무한테나 보이는 게 아니에요. 알아본 사람 눈에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이웃은 그 말을 끝으로 서둘러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배 씨는 그날 밤 처음으로, 자신이 이미 그 기호를 '알아봐 버렸다'는 사실이 두려워졌다.

그날 밤, 초인종이 울렸다

소문을 들은 지 나흘째 되던 밤이었다. 배 씨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고, 새벽 2시 47분, 날카로운 초인종 소리에 눈을 떴다.

딩동.

심장이 크게 뛰었다. 배 씨는 숨을 죽인 채 현관 쪽으로 다가갔다. 문구멍에 눈을 가져다 댔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센서등도 켜져 있지 않았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딩동.

또 한 번 울렸다. 눈앞에서, 분명히. 그런데 문구멍으로 보이는 복도에는 여전히 아무 그림자도 없었다.

배 씨는 손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도어락에 손을 얹었다. 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과,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이 동시에 밀려왔다. 결국 배 씨는 손잡이를 돌렸다.

문을 열자 보인 것

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다.

찬 공기만이 발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배 씨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문을 도로 닫으려 했다.

그 순간, 무심코 시선이 문의 안쪽 면으로 향했다.

거기 있었다.

현관 바깥, 초인종 옆에 있던 것과 똑같은 눈 모양의 기호가, 문 안쪽에도 똑같이 새겨져 있었다.

배 씨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문 안쪽이라는 건, 집 안에서만 손이 닿는 면이었다. 누군가 이미 이 집 안에 들어와 있다가, 저 문을 통해 나갔다는 뜻이었다.

문을 열기 직전까지, 자신은 분명 이 집 안에 혼자 있었는데.

아직도 그 기호는 거기 있다

배 씨는 다음 날 바로 부동산에 연락해 이사 갈 방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남아 당장 옮길 수 없었고, 결국 몇 달을 그 방에서 더 버텨야 했다.

그동안 초인종은 며칠에 한 번씩 울렸다. 문을 열 때마다 복도는 비어 있었고, 문 안쪽의 그 눈 모양 기호는 지워도 지워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사를 마친 지금도, 배 씨는 가끔 현관문을 잠글 때마다 문 안쪽 면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아직 그 기호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배 씨는 안다. 언젠가부터 자신이 그 기호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혹시 지금, 당신의 현관문 초인종 옆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시나요.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나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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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
  • 혼자 계신 밤에는 밝은 곳에서 읽어주세요
  • 읽으신 후 현관문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지실 수 있습니다
  • 취침 전 열람 시 잠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실제로 낯선 표식이나 기호를 발견하면 관리사무소나 경찰에 문의하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