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룸, 오래된 거울
정○○ 씨(가명, 27세)는 취업 후 첫 독립을 위해 서울 마포구의 작은 원룸에 이사했습니다. 보증금을 아끼기 위해 고른 집이라 가구가 많지 않았고, 욕실에는 집주인이 남겨둔 오래된 전신 거울 하나가 붙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거울은 그냥 거울이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하며 보고, 저녁에 씻고 나서 자신을 확인하는 도구.
이상한 일이 시작된 것은 이사한 지 닷새째 되던 밤이었습니다.
0.5초의 간격
자정이 막 넘었을 무렵, 정 씨는 욕실에서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정 씨가 고개를 들었는데, 거울 속 얼굴은 고개를 드는 동작이 0.5초 정도 늦게 따라왔습니다.
'아, 눈이 피곤한가.'
며칠째 야근을 했으니 눈이 충혈되어 착각한 거겠지 싶었습니다. 다시 눈을 깜빡이고 바라보자 거울 속 자신은 정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사흘 후.
이번에는 세면대에서 손을 씻다가 무심코 거울을 봤습니다.
정 씨가 오른손을 들었는데, 거울 속 자신은 1초 뒤에 따라 들었습니다.
눈을 비볐습니다. 다시 봤습니다. 또 거울 속 자신이 늦게 따라 움직였습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정 씨는 거울 앞에서 천천히 팔을 내렸습니다. 거울 속 자신은 2초 뒤에 팔을 내렸습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습니다. 거울 속은 3초 뒤에 돌아갔습니다.
간격이 점점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완전히 멈춘 날
그로부터 나흘이 더 지났습니다.
새벽 1시 40분.
정 씨는 물을 마시러 일어났다가 욕실 불빛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분명히 끄고 잤는데.
욕실 문을 열었습니다.
거울 속에 자신의 모습이 비쳐 있었습니다. 잠옷 차림의, 부스스한 머리의 자신.
정 씨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거울 속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멈춰 있었습니다.
정 씨는 손을 들었습니다. 거울 속은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옆으로 틀었습니다. 거울 속은 정면을 바라본 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거울 속의 얼굴이... 천천히 웃기 시작했습니다.
정 씨는 웃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 집에 남겨둔 것
정 씨는 그날 새벽 옷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집을 나왔습니다.
계약 기간이 반년이나 남았지만 집주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고, 집주인은 이상하리만큼 빠르게 계약 해지에 동의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같은 건물 옆 호수에 살던 사람에게서 우연히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 원룸에 살던 이전 세입자들이 남기고 간 물건이 하나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물건. 집주인도 처리하지 않는 물건.
욕실 거울.
이전 세입자들은 몇 명이나 됩니까, 하고 물었더니 이웃 사람은 대답하기를 머뭇거렸습니다.
"글쎄요... 제가 이 건물에 산 3년 동안... 그 방은 열 번쯤 바뀐 것 같은데요."
정 씨는 이사하던 날, 자신이 그 거울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처음 집에 들어와 짐을 풀던 순간, 분명히 거울 속의 얼굴이 자신보다 먼저 웃었다는 것도 기억합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