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지 사흘째 되던 밤
박○○ 씨(가명, 31세)는 인천 송도의 신축 아파트로 이사 온 지 막 사흘째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잔업이 많은 IT 회사에 다니는 그는 퇴근 후 겨우 짐을 정리하고, 아직 박스가 가득한 거실 한쪽에 간이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청했습니다.
새벽 2시 7분.
박 씨는 잠에서 깼습니다. 분명히 소리가 들렸기 때문입니다. 달그락, 달그락. 주방 쪽에서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였습니다.
'고양이가 들어왔나?'
하지만 그는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반려동물도 없었습니다. 현관 도어락은 잠겨 있었습니다.
그것은 서서히 시작되었습니다
박 씨가 일어나 거실 조명을 켰을 때,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방도, 베란다도, 조용했습니다.
'꿈이었나.'
그가 다시 눕기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싱크대 위에 올려두었던 유리컵이 스스로 움직였습니다.
아주 천천히. 5센티미터 정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박 씨는 눈을 비볐습니다. 착각이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컵이 천천히 싱크대 끝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박 씨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습니다. 심장이 귓속에서 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물건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일은 더 빠르게 벌어졌습니다.
거실에 쌓아둔 박스들 중 하나가 갑자기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혼자서. 그리고 안에 담겨 있던 책들이 바닥으로 쏟아졌습니다.
박 씨는 숨을 삼켰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싱크대 위에서 멈춰 있던 유리컵이 허공으로 떠올랐습니다.
1초. 2초.
컵은 공중에 떠 있었습니다.
중력을 거스르며, 아무것도 받치지 않은 채, 그냥 공중에 두둥실 떠 있었습니다.
박 씨는 비명을 지르지 못했습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컵은 그대로 박 씨 쪽으로 날아왔습니다. 빠르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마치 누군가가 건네주는 것처럼. 박 씨 앞 1미터 지점에서 멈췄다가, 바닥으로 부드럽게 내려앉았습니다. 깨지지도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10분 동안, 박 씨의 방에서는 총 17개의 물건이 움직이거나 날아다녔습니다. 리모컨, 가위, 화장품 통, 신발. 모두 스스로.
아파트의 비밀
박 씨는 그날 새벽 짐도 챙기지 않고 아파트를 빠져나왔습니다. 새벽 내내 차 안에서 떨다가, 아침이 되자마자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부동산 중개인은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 방요? 그 층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건 나중의 일이었습니다. 그 아파트 21층 해당 호수는 신축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세 번이나 세입자가 바뀐 곳이었습니다. 모두 한 달도 채 안 되어 나갔습니다. 이유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건물이 세워지기 전, 그 자리는 오래된 공터였습니다. 그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지금도 그 아파트에서 가져온 유리컵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버리려고 할 때마다, 서랍 어딘가에서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