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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유형: 수면 마비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수면 마비

심야 고속버스 28번 좌석, 잠들 때마다 진해지는 그 냄새

지방 출장을 마치고 심야 고속버스에 오른 34세 직장인이 깜빡 잠들 때마다 가위에 눌린다. 눈도, 소리도 아닌 코끝을 스치는 소독약 냄새가 매번 조금씩 더 진해진다.

2026년 07월 27일 visibility 2,809 조회 NEW
심야 고속버스 28번 좌석, 잠들 때마다 진해지는 그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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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넘겨 출발한 버스

이수현 씨(가명, 34세)는 반도체 설비 점검을 위해 이틀간 지방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막차 시간에 겨우 맞춰 터미널에 도착한 그는 서울행 심야 고속버스에 올랐다. 28번, 창가 자리였다.

버스 안은 익숙한 냄새로 가득했다. 갓 세차한 시트 냄새, 은은한 디젤 냄새, 그리고 누군가 뿌려둔 방향제 냄새. 기사님의 안내 방송이 끝나자 실내등이 꺼지고, 좌석마다 커튼이 하나둘 닫혔다.

좌석은 절반쯤 차 있었다. 통로 건너편에는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한 분이 담요를 무릎까지 끌어올린 채 이미 눈을 감고 있었다. 이수현 씨는 이어폰을 꽂고 목베개를 고쳐 맨 뒤 눈을 감았다. 이틀간 쌓인 피로가 순식간에 그를 끌어당겼다.

처음 스친 냄새

버스가 첫 휴게소를 지날 무렵, 이수현 씨는 얕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은 떠졌다. 그런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팔도, 다리도, 손가락 하나조차 말을 듣지 않았다. 숨은 쉬어지는데,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익히 들어본 가위눌림이었다. 당황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 순간, 코끝에 낯선 냄새가 스쳤다.

옅은 알코올 냄새. 오래된 소독약 같은, 어릴 적 병원 로비 한구석에서 맡아본 듯한 냄새였다.

기분 탓이라 생각했다. 몇 초 뒤 손끝이 풀리고, 그는 겨우 몸을 뒤척였다. 창밖은 여전히 어두운 고속도로였고, 버스 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다.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버스가 다음 휴게소를 지나칠 즈음, 이수현 씨는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몸이 굳었다.

이번에는 냄새가 더 뚜렷했다. 소독약 냄새 사이로, 물에 젖은 거즈 같은 축축한 냄새가 섞여 들었다. 코 안쪽이 아릿할 정도로, 마치 무언가가 코앞에 바짝 붙어 있는 듯한 농도였다.

세 번째로 잠들었을 때는 확신이 들었다. 이건 버스 냄새가 아니었다. 방향제도, 소독 티슈도 그런 냄새를 내지 않았다.

냄새는 매번, 조금씩, 더 진해지고 있었다.

몸이 풀릴 때마다 이수현 씨는 창문에 이마를 붙이고 숨을 골랐다. 손등으로 코를 문질러도 냄새는 옷깃에 배어든 것처럼 쉽게 가시지 않았다. 옆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고, 통로 건너편 아주머니는 곤히 잠들어 있을 뿐이었다.

종점에 가까워질수록

버스가 마지막 휴게소를 벗어나 서울로 접어들 무렵, 이수현 씨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만큼 졸음이 밀려왔다. 눈을 뜨고 있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눈꺼풀은 천천히 감겼다.

그리고 그것이 왔다.

이번에는 몸이 굳는 것을 넘어, 가슴이 짓눌리듯 답답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냄새가 목구멍 안쪽까지 밀려들었다.

소독약, 젖은 거즈, 그리고 그 아래 깔린 옅은 쇠 냄새.

병원 응급실 복도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냄새였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숨을 쉬고 싶지 않았다. 그 냄새를 조금이라도 더 들이마시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목 안쪽에서 겨우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고, 그 순간 거짓말처럼 몸이 풀렸다. 이수현 씨는 숨을 몰아쉬며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창밖으로 익숙한 도시의 불빛이 보였다. 거의 다 온 것이었다.

터미널에서 들은 이야기

버스에서 내린 이수현 씨는 짐칸에서 가방을 찾다가, 통로 건너편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와 나란히 서게 됐다. 아주머니가 먼저 말을 걸었다.

"오늘도 냄새 나던가요."

이수현 씨는 순간 말을 잃었다. 아주머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설명을 이어갔다. 이 노선을 몇 년째 타고 다니는데, 유독 이 시간대 이 차량을 타면 그런 냄새를 맡았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했다. 예전에 어느 기사님한테 스치듯 들은 이야기라며, 이 버스가 원래 다른 용도로 쓰이던 차량을 개조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정확히 어떤 용도였는지는 아주머니도 알지 못했다. 그저 나이 든 기사들 사이에서만 도는,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저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뿐이었다.

아직도 알지 못하는 것

이수현 씨는 그 뒤로 그 노선의 심야 버스를 웬만하면 타지 않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경험담을 찾아본 적도 있지만, 다들 확실치 않은 소문만 반복할 뿐 명확한 답은 없었다.

그런데 몇 달 전, 출장길에 어쩔 수 없이 같은 시간대 버스에 올라야 했던 날. 좌석 번호는 달랐지만, 잠깐 조는 사이 똑같은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옅은 알코올, 그리고 그 아래 깔린 축축한 거즈 냄새.

이수현 씨는 아직도 그 버스의 진짜 이력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알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나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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