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한 평범한 금요일 밤
최유나 씨(가명, 24세)는 대학교 4학년이다. 종강을 앞둔 어느 금요일 밤, 오랜만에 만난 친구 오세림 씨(가명, 24세)와 함께 동네에 새로 생긴 무인 셀프사진관에 들렀다.
좁은 부스 안에는 조명과 카메라, 그리고 벽에 걸린 소품 몇 개가 전부였다. 화면에 뜬 안내 문구를 따라 촬영 버튼을 누르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3, 2, 1..."
넉 장의 사진을 찍는 데는 채 2분도 걸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깔깔대며 부스 밖으로 나와 인화기 앞에서 사진이 나오길 기다렸다.
다섯 번째 컷
사진이 인화되어 나왔다. 넉 장의 컷이 나란히 붙어 있는 스트립이었는데, 그 아래로 사진 한 장이 더 붙어 있었다.
"어? 이거 서비스 컷인가?"
유나 씨는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다. 다섯 번째 사진은 앞의 네 장과 구도는 비슷했지만 어딘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다. 두 사람의 표정과 자세가 조금씩 달랐다. 마치 촬영 도중 카메라가 한 번 더 셔터를 누른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던 유나 씨는 뭔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다섯 번째 컷, 프레임 오른쪽 구석에 흐릿한 형체가 서 있었다.
사람 같았다. 하지만 부스 안에는 분명 자신과 세림 씨 둘뿐이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같은 사진들
며칠 뒤, 유나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네 커뮤니티 앱에 그 사진관 이름을 검색해봤다.
놀랍게도 같은 부스에서 찍었다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다. 하나같이 "다섯 번째 컷이 나왔는데 이상한 게 찍혔다"는 내용이었다.
댓글을 하나씩 확인하던 유나 씨의 손이 멈췄다. 시기도, 손님도 전혀 다른데 다섯 번째 컷 속 형체의 위치가 게시글마다 조금씩 달랐다. 어떤 사진에서는 구석 끝에, 어떤 사진에서는 그보다 조금 더 안쪽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형체는 조금씩 프레임 중앙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유나 씨는 자신의 사진을 다시 확인했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게시글 속 형체는 프레임 절반 가까이 들어와 있었다. 자신이 찍은 사진 속 형체보다 훨씬 가까운 위치였다.
소름이 돋았다. 방문 순서를 따라, 그 형체가 조금씩... 걸어오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찾은 부스
유나 씨는 세림 씨에게 연락해 다시 그 사진관에 가보자고 했다. 확인하고 싶었다. 아니, 확인해야만 할 것 같았다.
부스 안은 여전히 좁고 조용했다. 조명이 켜지고, 화면에 카운트다운이 떴다.
"3, 2, 1..."
셔터가 네 번 눌렸다. 그런데 세 번째 컷을 찍는 순간, 유나 씨는 등 뒤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부스 안 온도가 훅 떨어졌다. 목덜미에 서늘한 숨이 닿는 느낌이었다.
돌아보지 않았다. 아니, 돌아볼 수 없었다.
촬영이 끝나고 두 사람은 서둘러 부스를 나왔다. 인화기 앞에서 사진을 기다리는 시간이 그날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정면을 보고 있었다
사진이 나왔다. 유나 씨는 떨리는 손으로 스트립을 뒤집었다.
다섯 번째 컷이 있었다.
형체는 더 이상 구석에 있지 않았다.
프레임 정중앙. 그것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이목구비까지는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형체가 정확히 렌즈를, 그러니까 이 사진을 보고 있는 자신을 마주 보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세림 씨도 사진을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그 길로 사진을 손에 쥔 채 뛰다시피 부스를 빠져나왔다.
지금은 어디에
그 뒤로 유나 씨는 다시는 그 부스를 찾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뮤니티에는 그 부스에서 더 이상 다섯 번째 컷이 나오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대신, 같은 사진관 안 다른 부스에서 다섯 번째 컷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새 글이 하나둘 올라오고 있다.
유나 씨는 가끔 그 사진, 프레임 정중앙에서 자신을 마주 보던 그 형체를 떠올린다.
그것이 왜 자신들을 향해 다가왔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느 부스, 어느 화면 뒤에서 다음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지, 아직도 알 수 없다.
혹시 무인 셀프사진관에서 유독 사진이 한 장 더 나온다면, 그 구석을 한 번쯤 자세히 들여다보시길 바란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나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