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에서 만난 낯선 거울
올해 31세인 최○○ 씨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 여성입니다. 지난 봄, 주말 벼룩시장에서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목재 프레임에 끼워진 전신 거울이었습니다. 프레임 가장자리에 섬세한 꽃 문양이 조각되어 있었고, 나무 색은 짙은 자단빛으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판매자는 70대 초반의 노인이었습니다. 최 씨가 가격을 물어보자, 노인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습니다.
"가져가고 싶으면 그냥 가져가요. 돈 필요 없어."
최 씨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거울의 상태가 워낙 좋아 그냥 들고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 그 노인이 자신을 보는 눈빛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불쌍한 것을 보는 눈빛이었습니다.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들
거울을 침실 한쪽 벽에 세워두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첫 번째 이상한 일은 새벽 2시 23분에 일어났습니다.
최 씨는 갑자기 눈이 떠졌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알람도 없었고, 소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발이 저절로 움직여 침대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거울 앞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3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최 씨는 생각했습니다. 왜 나는 여기 서 있지?
다음 날 밤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매번 새벽 2시 23분이었습니다. 매번 거울 앞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번, 자신이 거기 서 있게 된 이유를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거울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
열흘째 되던 날 밤이었습니다.
최 씨는 이번에는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새벽 2시가 되자마자 핸드폰으로 거울을 녹화하기 시작했습니다.
2시 23분. 어김없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최 씨는 억지로 버텼습니다. 다리가 당기듯 욱신거렸지만, 침대 모서리를 두 손으로 꽉 쥐고 일어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다 거울을 봤습니다.
거울 속 최 씨는 이미 거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침대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은 거울에 비치지 않았습니다. 거울 속에는 침대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 선 자신의 모습만이 있었습니다. 그 입꼬리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위로 올라갔습니다.
최 씨는 그날 밤 비명을 지르며 방을 뛰쳐나왔습니다.
퇴마사가 말한 것
사흘 후, 최 씨는 지인의 소개로 오랫동안 빙의와 영적 현상을 다뤄온 한 종교인을 만났습니다.
그가 거울을 보는 순간 표정이 굳었습니다.
"이 안에 오래된 것이 들어 있어요. 사람이 아닌 것. 거울을 통로로 쓰고 있는 거예요."
그는 최 씨에게 지난 열흘간 이상한 말을 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최 씨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종교인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습니다.
"본인이 기억 못 하는 게 더 위험한 겁니다."
거울은 그날 바로 집 밖으로 내보내졌습니다. 그러나 최 씨는 지금도 새벽 2시 23분이면 잠에서 깬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절대로 거울을 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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