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산 거울 하나
정○○ 씨(가명, 24세)는 대학 친구 셋과 함께 서울 외곽의 오래된 빌라를 월세로 얻어 살고 있었습니다. 좁은 거실, 얇은 벽, 한겨울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햇빛. 그런 집이었지만 넷이 함께라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2026년 5월 초, 정 씨는 동네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큼직한 거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나무 틀에 금박 문양이 새겨진, 어딘가 낡고 무거운 물건이었습니다. 흥정도 없이 2만 원에 샀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들고 오는 내내, 팔뚝에 이유 모를 소름이 돋았습니다.
거울을 거실 벽에 걸었습니다. 친구들은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이틀째 밤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됐습니다.
거울이 이상하다
새벽 2시쯤, 화장실을 가려던 친구 이○○ 씨(가명, 24세)가 거실을 지나다 멈춰 섰습니다. 거울 안의 자신이... 0.5초 정도 늦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봤을 때는 정상이었습니다. 그냥 잠이 덜 깼나 싶어 넘겼습니다.
사흘째 밤, 이번엔 정 씨가 거실 소파에서 무의식적으로 거울을 바라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방 안의 풍경이 실제 방과 조금 달랐습니다. 소파 위치가 달랐습니다. 분명 거울 오른쪽에 소파가 있는데, 거울 안에서는 왼쪽에 있었습니다. 반사의 문제인가, 착시인가 싶었지만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맞지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 분위기는 묘하게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그거 있잖아. 거울 보면서 하는 의식 같은 거."
막내 친구 한○○ 씨(가명, 23세)가 스마트폰을 뒤적이며 말했습니다.
금기 의식의 시작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돌아다니는 글이었습니다. 오래된 거울 앞에서 자정에 촛불을 켜고, 이름을 세 번 부르면 거울 안에서 무언가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장난처럼 읽었지만, 글 말미에 이런 경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절대 거울을 등지고 도망가지 마십시오. 반드시 보면서 끝내십시오.'
네 명이 웃으면서 촛불 두 자루를 켰습니다. 자정이 지나 있었습니다. 거실 불을 끄자, 촛불만 남은 방은 순식간에 달라졌습니다. 그림자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흔들렸고, 거울 안의 불빛이 실제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씨가 자기 이름을 세 번 불렀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거울 속의 다섯 번째 사람
정○○ 씨가 먼저 봤습니다.
거울 안에 다섯 개의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방 안에는 넷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거울 속 가장 오른쪽 구석, 그 어떤 촛불 빛도 닿지 않는 어두운 자리에 무언가가 서 있었습니다. 윤곽만 겨우 보이는 형체. 인간의 실루엣. 아주 천천히, 고개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정 씨가 "저기..." 라고 말하기도 전에 이○○ 씨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순간, 한○○ 씨가 반사적으로 거울에서 등을 돌리며 뛰었습니다.
방 안의 불이 갑자기 켜졌습니다. 넷 모두 벽에 등을 붙이고 거울을 바라봤습니다. 거울 속엔 네 명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 씨는 확실히 봤습니다. 한○○ 씨가 등을 돌리는 그 찰나, 거울 속 다섯 번째 형체가 고개를 돌려 한○○ 씨의 등을 바라봤다는 것을.
그 이후
그날 밤, 한○○ 씨는 새벽 4시에 갑자기 잠에서 깼습니다. 머리맡에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눈을 뜬 순간, 방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분명 자기 손으로 닫고 잔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울은 다음 날 아침 바로 버렸습니다. 그런데 버리러 나가는 길, 정 씨는 거울을 들고 계단을 내려가다 문득 거울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계단에는 정 씨 혼자였습니다.
거울 안에는 둘이 있었습니다.
정 씨는 거울을 그 자리에 내려놓고,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거울은 그날 이후로 사라졌습니다. 누가 가져갔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한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