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재미로 따라 해 본 것이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정○○ 씨(19세)는 지난 봄, 기숙사 방에서 혼자 인터넷 서핑을 하다 한 게시물을 발견했습니다.
'자정 거울 의식 — 실제로 해보고 후기 올립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자정이 되면 거울 앞에 앉아 불을 모두 끄고, 촛불 하나만 켠 상태로 거울 속 자신의 눈을 3분간 바라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소리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세 글자를 말합니다. '보여줘'.
게시물의 후기 댓글들은 대부분 '아무것도 안 일어남' '시간 낭비' '그냥 어두워서 졸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정 씨는 특별히 믿는 것도 없었고, 그냥 자기 방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모험처럼 느껴졌습니다. 기숙사 룸메이트는 주말에 집에 갔고, 혼자였습니다.
그날 밤이 자정 거울 의식을 따라 하기에 완벽한 상황이었습니다.
자정 12시 정각
정 씨는 화장대 거울 앞에 방석을 놓고 앉았습니다. 방의 불을 모두 껐습니다. 책상 위에 놓아둔 작은 초에 불을 켰습니다.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이 어슴푸레 보였습니다.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그림자가 춤을 췄습니다.
정 씨는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1분.
조용했습니다. 시계 소리, 외부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차 소리.
2분.
눈이 뻑뻑해졌습니다. 촛불이 한 번 크게 흔들렸습니다. 창문이 잠겨 있는데도.
3분.
정 씨는 마음속으로 말했습니다. '보여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피식 웃으며 초를 껐습니다. '역시 아무것도 없네.' 그리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0.5초
다음 날 아침, 정 씨는 세면을 하러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세면대 거울 앞에서 손을 씻던 중,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손을 움직였습니다. 거울 속의 손도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뭔가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잠이 덜 깬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더 이상해졌습니다. 도서관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거울을 봤을 때, 분명히 느꼈습니다.
거울 속의 자신이 0.5초 늦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거울 속의 얼굴은 0.5초 뒤에 오른쪽으로 돌았습니다. 손을 들면, 거울 속의 손은 0.5초 뒤에 올라왔습니다.
정 씨는 핸드폰 카메라로 영상을 찍었습니다. 다시 봤을 때 영상 속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카메라로 찍으면 정상, 눈으로 보면 0.5초 지연.
3일째 밤
정 씨는 기숙사 방의 화장대 거울을 수건으로 덮었습니다. 화장실 거울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더 큰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첫째 날 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천장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언가 얇고 납작한 것이 유리를 긁는 소리. 기숙사 건물 위층은 옥상이라 아무도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둘째 날 밤. 새벽 3시에 갑자기 잠이 깼습니다. 방이 너무 조용했습니다. 덮어둔 화장대 거울의 수건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혼자 떨어진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바람도 없었고, 수건을 여러 겹으로 걸어뒀었으니까요.
거울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눈을 감아도 보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눈꺼풀 뒤에서, 거울 속의 자신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거울 속의 자신은... 웃고 있었습니다. 정 씨가 웃지 않는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3일째 되는 날, 정 씨는 룸메이트에게 전화했습니다. 모든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룸메이트는 처음에는 놀려댔지만, 정 씨의 목소리가 3일 동안 잠을 못 잔 사람의 것임을 듣고 진지해졌습니다.
그날 밤 룸메이트가 돌아왔습니다. 함께 기숙사 방에 있었습니다.
정 씨가 물었습니다. "거울 좀 봐봐. 내 반사가 이상하게 보이지 않아?"
룸메이트는 거울을 봤습니다. 정 씨를 봤습니다. 다시 거울을 봤습니다.
그리고 룸메이트는 말했습니다.
"... 정말이네."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은 그날 밤 기숙사를 나와 24시간 카페에서 날을 샜습니다.
다음 날 학교 주변에 있는 절을 찾아갔습니다. 스님께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특별한 설명 없이 작은 의식을 진행해 주셨고, 무언가를 적은 종이를 태웠습니다.
그날 이후 거울 지연 현상은 사라졌습니다.
정 씨는 지금도 거울을 오래 보지 않습니다. 특히 밤에는.
그리고 한 가지를 지킵니다. 어떤 온라인 의식도 호기심에 따라 하지 않는 것.
정 씨의 말을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는 댓글들이 달려 있었어요. 그 사람들은 정말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걸까요? 아니면 일어났는데 믿고 싶지 않았던 걸까요?"
이 이야기는 제보자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각색하였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거울 의식 따라 하기를 권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