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장소, 금지된 의식
작년 가을, 대학교 4학년이던 박○○ 씨(가명, 24세)는 친구 셋과 함께 충남의 한 외딴 저수지를 찾았습니다. 인터넷 공포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죽은 나무들이 물에 잠긴 저수지'로 불리는 그곳은 오래전부터 익사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마을 어르신들이 제사는 물론 발도 담그지 말라고 당부하던 곳이었습니다.
박 씨의 친구 중 하나인 최○○ 씨는 오컬트에 유별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평소 온라인에서 수집한 무속 의식 방법을 노트에 적어 다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날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습니다.
"여기서 제사 한번 지내보자. 재미로."
나머지 세 사람은 망설였지만, 결국 웃으며 따라갔습니다.
의식은 시작되었다
밤 11시. 네 사람은 저수지 가장자리에 둥글게 앉아 최 씨가 준비해 온 재료들을 펼쳤습니다. 소금, 술, 과일, 그리고 손수 적은 주문이 담긴 종이. 그는 인터넷에서 찾은 '물귀신 부르기' 의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난처럼 보이는 절차였습니다.
처음 10분은 조용했습니다. 달빛도 없는 밤이라 저수지 수면은 거울처럼 새까맣게 빛났습니다. 최 씨가 종이에 적힌 주문을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을 때, 물 위에 잔물결이 일었습니다.
바람이 없었습니다.
박 씨는 처음에는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 씨가 세 번째 주문을 읽는 순간, 네 사람 모두 느꼈습니다.
수면 아래서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물이 부풀어 오르듯 중앙부가 조금씩 솟아올랐습니다. 보글보글 소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수면이, 조용히, 솟아올랐습니다.
이름을 불렀다
"그만해."
박 씨가 말하려던 순간, 최 씨가 갑자기 멈추었습니다. 종이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멈추었습니다.
"야, 최○○야."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옆에 있던 이○○ 씨가 최 씨의 어깨를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최 씨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습니다. 얼굴이 이상했습니다. 표정이 없었습니다. 눈은 뜨고 있었지만, 눈동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이 반쯤 뒤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 씨의 입이 열렸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낮고, 젖은 듯한, 물속에서 나오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왜 불렀어."
세 사람은 그 자리에서 뛰었습니다. 최 씨를 끌고 차까지 달렸습니다. 차에 타고도 아무도 말을 못 했습니다. 최 씨는 5분쯤 지나서야 눈이 돌아오며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날 이후
집에 돌아온 박 씨는 그날 밤 꿈을 꿨습니다. 저수지. 수면 아래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나무처럼 가늘고 긴 손가락들이 발목을 잡으려 뻗어 올라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 박 씨의 발목에는 실처럼 가는 멍 자국 네 줄기가 생겨 있었습니다.
나머지 세 명에게 물어보니, 모두 같은 꿈을 꿨다고 했습니다.
그날 이후, 네 사람 중 누구도 그 저수지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습니다. 최 씨는 그 노트를 버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말했습니다.
"저수지 근처를 지나가기만 해도 발목이 차가워져요. 지금도요."
이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실화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