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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유형: 의식 실패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인물/장소/사건과 무관합니다
의식 실패

국도 8차선 공사장에서 파낸 함, 그날부터 집까지 거리가 달라졌습니다

지방 국도 8차선 확장 공사 중 땅속에서 파낸 봉인 함. 다시 묻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고, 그날 이후 매일 오가던 길의 거리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입니다.

2026년 09월 18일 visibility 3,473 조회 NEW
국도 8차선 공사장에서 파낸 함, 그날부터 집까지 거리가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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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사장의 평범한 하루

박정훈 씨(가명, 36세)는 3년째 지방 국도 확장 공사 현장을 맡고 있는 현장소장이었습니다.

이번 공사는 청하군 원평리를 지나는 왕복 4차선 국도를 8차선으로 넓히는 대형 프로젝트였습니다. 교통량이 많은 구간이라 공사는 대부분 차량 통행이 뜸한 새벽 시간에 진행됐습니다.

9월 초, 원평 교차로 확장 구간을 굴착하던 포클레인이 지하 2미터 지점에서 갑자기 멈췄습니다. 기사가 뭔가 딱딱한 것에 걸렸다고 무전을 보냈습니다.

박 씨가 현장으로 달려갔을 때, 흙더미 사이로 녹슨 철제 함 하나가 반쯤 드러나 있었습니다.

흙 속에서 나온 것

함은 예상보다 작았습니다. 가로세로 30센티미터 남짓한 철제 상자였는데, 뚜껑 이음새를 따라 붉은 실이 열 겹 넘게 칭칭 감겨 있었습니다. 실이 삭아서 손끝이 닿자마자 부스러졌습니다.

안전 규정상 신고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인부 하나가 호기심에 뚜껑을 열어버렸습니다.

안에는 누렇게 바랜 부적 종이 몇 장, 짚과 붉은 실로 엮은 손바닥만 한 인형, 좁쌀처럼 마른 쌀 한 줌, 녹슨 엽전 세 닢이 들어 있었습니다.

인부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옛날 땅 다지면서 액막이한 거겠지." 박 씨도 그렇게 생각하고 함을 사무실 컨테이너 한쪽에 치워두었습니다. 공정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박 씨의 내비게이션이 이상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긋나는 거리

원평 교차로에서 집까지는 늘 11.4킬로미터였습니다. 3년을 매일 오간 길이라 눈 감고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날 밤은 13.7킬로미터가 찍혔습니다.

같은 길이었습니다. 신호도, 굴다리도, 편의점 간판도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계기판 주행거리계는 평소보다 2킬로미터 넘게 더 돌아 있었습니다.

다음 날은 9.8킬로미터가 나왔습니다. 그다음 날은 다시 14킬로미터.

박 씨는 처음엔 GPS 오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퇴근하던 동료 인부 이 씨(가명, 41세)도 같은 구간에서 "오늘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더 이상한 건, 매일 지나던 원평 삼거리 표지판이 어느 날은 도로 왼쪽에, 어느 날은 오른쪽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위치를 바꾼 적이 없는데도.

박 씨는 문득 근처 폐사지 관리인 노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노인은 옛날 이 자리에 작은 암자가 있었는데, 어느 스님이 "이 밑에 묻은 것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꺼내면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이유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저 "그 자리를 지나는 길이 다시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전해졌다고 했습니다.

되돌리려 했지만

박 씨는 서둘러 함을 원래 자리에 되묻기로 했습니다. 함을 챙겨 늦은 밤 혼자 공사 현장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원평 교차로 지하는 이미 콘크리트 기초 타설이 끝나 있었습니다. 함을 꺼낸 정확한 지점이 어디였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도면을 펼쳐 좌표를 짚어봐도, 현장 사진과 대조해봐도 자꾸만 위치가 달라 보였습니다.

그때, 박 씨는 이상한 것을 느꼈습니다.

발밑의 아스팔트 냄새 사이로, 갓 파낸 흙냄새가 올라왔습니다.

분명 콘크리트로 덮인 바닥인데.

박 씨는 함을 품에 안은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 눈앞의 도로가, 순간적으로 원래 폭보다 훨씬 넓어 보였습니다. 가로등 간격도, 중앙분리대 길이도 평소와 달랐습니다. 마치 자신이 아직 완공되지 않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떤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박 씨는 결국 함을 근처 공사 자재 야적장 흙더미 밑에 급히 묻고 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완전한 원래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그것만은 분명했습니다.

지금도 달라지는 그 길

원평 교차로 확장 공사는 예정대로 끝났습니다. 왕복 8차선의 매끈한 도로가 완성됐고, 개통식 날 지역 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그 뒤로 그 길을 지날 때마다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습니다. 거리를 보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어떤 날은 집까지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어떤 날은 분명 같은 속도로 달렸는데 25분이 걸립니다. 박 씨는 이제 그 차이를 묻지 않습니다. 다만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오늘은 그 길이 얼마나 늘어나 있을지 가늠할 뿐입니다.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 백미러 너머로 아직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본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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