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꿈인 줄 알았다
박○○ 씨(가명, 29세)는 서울 노원구의 반지하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 취업 준비를 하며 지내던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이상한 일이 처음 시작된 것은 2023년 가을이었습니다. 새벽 3시에서 3시 30분 사이, 어김없이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눈은 떠졌지만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위눌림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매일 밤 찾아왔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3주가 지나도록 새벽 3시 13분이면 눈이 떠졌습니다. 몸은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천장을 바라보며 눈동자만 겨우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밤, 시선이 방 구석을 향했습니다.
어둠 속에 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옷가지가 쌓인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두 발로 서 있는 것 같았지만 키가 너무 컸습니다. 반지하 방의 낮은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였습니다.
박 씨는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서서히 침대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발소리가 없었습니다. 그냥 미끄러지듯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박 씨의 가슴 위에 올라탔습니다.
숨이 막히는 무게
표현하기 어려운 무게였습니다. 몸 전체가 눌리는 느낌이 아니라, 정확히 흉골 위에만 집중되는 무게였습니다. 그것이 올라타는 순간 숨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박 씨는 눈을 감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눈도 감기지 않았습니다.
그것의 얼굴을 봐야 했습니다.
얼굴이 없었습니다.
머리 형태는 있었지만, 눈도 코도 입도 없었습니다. 매끈하고 검은 표면이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은 박 씨를 '보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분명히.
몇 분이 지났을까요. 갑자기 몸이 풀리고, 박 씨는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습니다.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것이 말을 걸던 날
한 달이 지나도 가위눌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수면 클리닉을 찾아갔지만, 의사는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수면제를 처방받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수면제를 먹고 잠든 첫날 밤.
새벽 3시 13분, 눈이 떠졌습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그것이 이미 침대 옆에 서 있었습니다. 다가오지도 않고, 그냥 서서 박 씨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소리가 들렸습니다.
"왜 나를 쫓아내려고 하니."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귓속에서 직접 울리는 것 같은, 진동에 가까운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이었습니다. 박 씨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박 씨는 그 방에서 짐을 싸고 나왔습니다. 이틀이 걸렸습니다. 이사를 마치고 새 방에서 잠을 청한 첫날 밤.
새벽 3시 13분, 눈이 떠졌습니다.
방 구석에 그것이 서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것은 찾아온다
박 씨는 현재 세 번째 이사를 준비 중입니다.
그는 이제 새벽 3시 이전에 반드시 잠에서 깨도록 알람을 맞춥니다. 자다가 깨는 것보다 그냥 안 자는 편이 낫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박 씨가 어디를 가도 따라온다고 합니다.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이제는 매번 올라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냥 서서 지켜볼 때도 있습니다.
마치 기다리는 것처럼.
이 이야기는 실제 공포 체험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취침 전에는 읽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