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고 잔 밤
윤 씨(가명, 31세)는 작은 빌라에서 검은 고양이 보리와 삼 년째 살고 있었습니다. 보리는 다섯 살, 윤 씨의 가슴팍에 올라와 골골송을 부르며 자는 것이 유일한 버릇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보리가 이상했습니다. 밤마다 침대 모서리 쪽 허공을 가만히 올려다보았습니다. 눈동자가 아주 천천히, 무언가를 따라가듯 움직였습니다. 윤 씨가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밤, 윤 씨는 처음으로 침실 문을 닫고 잤습니다. 보리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였습니다.
문밖에서 보리가 몇 번 울었습니다. 냐앙. 냐앙. 문틈을 긁는 소리가 이어지다가, 이윽고 조용해졌습니다. 윤 씨는 포기했나 보다 생각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가슴 위의 무게
눈이 떠진 것은 새벽 세 시 무렵이었습니다.
방은 어두웠고, 커튼 틈으로 가로등 빛이 가늘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윤 씨는 천장을 보고 누워 있었습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가슴 위가 묵직했습니다.
처음엔 보리인 줄 알았습니다. 부드럽고 따뜻한 무게. 그리고 낮게 울리는 진동.
골골골골.
골골송이었습니다. 가슴뼈를 타고 턱까지 올라오는 익숙한 떨림이었습니다. 윤 씨는 아주 잠깐 안심했습니다.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냐아아앙.
보리의 목소리였습니다. 문 바로 아래, 틈새 근처에서 났습니다. 발톱으로 문을 긁는 소리도 함께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슴 위에서 골골대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이 얼굴 쪽으로 올라왔다
무게가 움직였습니다.
꾹. 꾹. 꾹.
앞발로 누르는 듯한 느낌이 가슴에서 쇄골로 옮겨 왔습니다. 보리의 몸무게는 사 킬로그램 남짓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갈비뼈가 삐걱거릴 만큼 무거웠습니다.
숨이 얕아졌습니다. 고개조차 돌릴 수 없어 윤 씨는 눈동자만 겨우 내리깔았습니다. 커튼 틈의 가로등 빛에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고양이 모양이었습니다. 하지만 보리보다 몇 배는 컸고, 굽은 등이 천장 쪽으로 높이 솟아 있었습니다. 앞발 두 개가 윤 씨의 가슴을 짚고 있었고, 턱 바로 아래에서 길고 가는 회색 털이 이불 위로 스치듯 흔들렸습니다. 오래 닫아 둔 옷장에서 나는 것 같은 마른 냄새가 훅 끼쳤습니다.
문밖에서 보리가 갑자기 울음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문틈 아래에서 낮고 긴 소리가 올라왔습니다. 으르르르르. 보리가 평생 한 번도 낸 적 없는 으르렁이었습니다.
그 순간, 가슴 위의 골골송이 뚝 끊겼습니다.
방 안이 완전히 조용해졌습니다.
그것의 머리가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윤 씨의 얼굴 바로 위,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냐앙.
보리의 목소리였습니다. 문밖에서 울던 것과 똑같은, 음 높이까지 같은 울음이었습니다. 방금 들은 소리를 그대로 따라 한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가슴 위에 남은 것
눈을 감았다 뜨자 몸이 풀렸습니다. 윤 씨는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 문을 열었습니다.
보리는 문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털이 곤두서 두 배로 부풀어 있었고, 윤 씨가 아니라 윤 씨의 뒤쪽 침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방 안으로는 끝내 한 발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불의 가슴께는 둥글게 움푹 패어 있었습니다. 만져 보니 아직 따뜻했고, 그 위에 보리의 것이 아닌 가늘고 긴 회색 털이 몇 올 붙어 있었습니다.
윤 씨는 그 뒤로 침실 문을 열어 두고 잡니다. 그래도 보리는 침실에 들어오지 않고 문턱에 앉아 윤 씨의 가슴께만 지켜봅니다.
그리고 어제 새벽에도 윤 씨는 눈을 떴습니다. 문턱에서는 보리가 낮게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슴 위에서는, 그 울음의 간격에 맞춰 천천히 골골송이 나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창작된 공포 이야기이며,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실제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