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2시 40분
최상층인 15층 아파트에 혼자 사는 이 씨(가명, 34세)는 월요일 새벽에 눈을 떴습니다. 시계는 정확히 2시 40분이었습니다.
톡.
안방 천장 모서리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불을 켜고 올려다보니 모서리에 손바닥만 한 얼룩이 맺혀 있었고, 그 끝에 물방울이 맺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씨는 베란다에서 흰 양동이를 가져와 모서리 아래, 침대 머리맡 바닥에 받쳐 두었습니다.
이 집은 맨 위층이었습니다. 천장 위는 곧바로 옥상이었고, 윗집은 없었습니다. 한 달째 비가 오지 않은 가을이었습니다.
물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 씨는 불안을 눌러 두고 다시 누웠습니다. 톡. 톡. 소리는 날이 밝을 때까지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졌습니다.
마른 천장, 젖은 양동이
월요일 낮, 관리소 직원이 집에 방문했습니다. 직원은 사다리에 올라 천장 얼룩을 손으로 눌러보더니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말랐는데요? 옥상 방수층도 방금 올라가서 봤는데 바싹 말랐어요. 누수는 아닙니다.」
이 씨는 양동이를 가리켰습니다. 한 번 새벽을 보냈을 뿐인데 바닥에 손가락 두 마디 깊이로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방울 몇 개가 떨어졌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양이었습니다. 직원은 물을 한참 내려다보다가 말없이 사다리를 접었습니다.
화요일 새벽, 같은 시각에 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톡. 2시 40분. 이 씨는 아침에 양동이를 확인했습니다. 물은 손가락 세 마디 깊이로 늘어 있었습니다. 물에서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손끝을 담그자 한겨울 우물물처럼 시렸습니다.
수면에 비친 것
수요일 새벽, 세 번째로 눈이 떠졌습니다. 2시 40분.
이 씨는 이제 불을 켜지 않았습니다. 스탠드의 작은 불빛만 켜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양동이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수면에 동심원이 번졌습니다.
그 파문이 가라앉았을 때였습니다.
수면에는 안방 천장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얼룩진 모서리, 스탠드 불빛이 닿는 흐린 흰색 천장.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얼굴이 있었습니다.
창백한 얼굴이 거꾸로 매달려 있었습니다.
긴 머리카락이 젖어서 아래로 늘어졌고, 눈은 감겨 있었습니다. 이 씨는 숨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천장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얼룩진 모서리뿐이었습니다.
다시 수면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얼굴은 그대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눈을 뜬 얼굴
목요일 새벽에도 같은 시각에 눈이 떠졌습니다. 수면 속의 얼굴은 하루 전보다 훨씬 크고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물방울이 떨어져 수면이 일렁이는데도 얼굴의 윤곽만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감겨 있던 눈이 천천히 떠졌고, 그 눈은 천장이 아니라 이 씨를 곧장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씨는 그날 낮에 짐을 싸서 버스로 삼십 분 떨어진 동네의 친구 집으로 갔습니다. 양동이는 비우지도 못한 채 안방에 두고 나왔습니다.
금요일 새벽, 컵 속에서
금요일 새벽, 친구 집 손님방. 이 씨는 정확히 2시 40분에 눈을 떴습니다.
천장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안도하며 몸을 일으키다가, 침대 옆 협탁 위의 물컵을 보았습니다. 잠들기 전에 따라 둔 물이 반쯤 담긴 유리컵이었습니다.
작은 수면에, 협탁 바로 위, 베개 옆의 천장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젖은 머리카락이 늘어진 창백한 얼굴이 있었습니다. 눈은 뜬 채였고, 이번에는 입가가 아주 조금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 씨는 올려다보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올려다봐도 거기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 씨는 지금도 컵에 물을 따라 마시지 못합니다. 투명한 것도, 수면이 보이는 것도 피해 불투명한 텀블러에 뚜껑을 닫아서만 마십니다. 그래도 새벽 2시 40분이 되면, 어디선가 아주 작게 소리가 들립니다.
톡.
이 이야기는 여러 괴담을 참고해 새롭게 창작되었습니다.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모두 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