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난 여행의 마지막 밤
최지연 씨(가명, 32세)는 3월 중순, 전라북도 외곽의 작은 마을로 혼자 여행을 떠났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중이었습니다. 2박 3일 일정으로 예약한 곳은 100년이 넘은 한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감성 숙소'로 소개된 곳이었습니다.
첫 이틀은 평화로웠습니다.
마지막 날 밤이 문제였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것이 밤 9시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일찍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욕실은 작았습니다. 세면대 앞에 크고 오래된 거울이 하나 있었습니다. 테두리에 금이 간 나무 프레임이었고, 표면이 약간 흐릿했습니다.
지연 씨는 세면대 앞에 서서 손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뭔가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0.5초의 차이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습니다.
손을 씻으면서 거울을 보는데, 거울 속 반사가 약간 늦게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0.5초, 아니 그보다 짧은 시간. 너무 짧아서 눈의 착각인지 거울의 문제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지연 씨는 세면대 앞에서 오른손을 들어 올렸습니다.
거울 속 반사도 오른손을 들어 올렸습니다.
동시였습니다.
지연 씨는 안심하려다 멈췄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분명히 동시에 움직였는데, 지금 거울 속 자신의 표정이 이상했습니다.
자신은 무표정이었습니다.
거울 속 자신은 웃고 있었습니다.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눈도 약간 가늘어진 형태. 분명히 웃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지연 씨의 얼굴에는 그런 표정이 없었습니다.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져봤습니다. 입꼬리는 평평했습니다.
거울 속의 자신만 웃고 있었습니다.
지연 씨는 등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습니다. 욕실을 나가려고 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거울 속 반사는 몸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거울 속 그것이 고개를 기울였습니다
지연 씨는 욕실 문 손잡이를 잡은 채 굳어버렸습니다.
거울 속 반사는 여전히 세면대를 향해 서 있었습니다. 지연 씨가 돌아선 방향과 반대로. 웃는 표정을 유지한 채.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였습니다.
마치 지연 씨를 보려는 것처럼.
지연 씨는 거울을 등지고 있었습니다. 보려면 고개를 돌려야 했습니다. 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욕실에는 반사될 수 있는 또 다른 표면이 있었습니다. 욕실 문의 금속 손잡이. 작고 흐릿했지만, 그 안에서도 거울이 비쳤습니다.
손잡이 안의 작은 상에서, 지연 씨는 보았습니다.
거울 속 반사가 고개를 완전히 돌려, 지연 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그리고 계속 웃고 있었습니다.
지연 씨는 소리를 지르며 욕실 문을 열고 뛰쳐나왔습니다. 방 안으로 들어와 이불 속에 들어갔습니다. 다시 욕실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밤새 불을 켜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체크아웃하면서
아침 7시. 지연 씨는 짐을 싸서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 할머니에게 욕실 거울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조심스럽게, 그 거울이 오래된 것이냐고.
할머니는 잠시 지연 씨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 거울은 원래 이 집에 있던 거예요. 오래됐죠. 근데 가끔... 손님들이 그 거울 때문에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지연 씨가 어떤 손님들이냐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습니다.
“혼자 온 분들이요. 여자 손님들.”
그리고 나서 할머니는 덧붙였습니다.
“이 집 원래 주인이, 거울 앞에서 돌아가셨거든요.”
아직도 설명할 수 없는 것
지연 씨는 그 뒤로 혼자 여행을 가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는, 혼자 욕실에서 거울을 오래 보지 않습니다. 볼 일이 있으면 빠르게 보고, 자신의 표정이 거울과 일치하는지 빠르게 확인합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이후로는 불일치가 없었습니다.
한 번만 빼고.
서울 집 욕실 거울에서, 이사 온 지 1주일 뒤.
새벽 2시에 물을 마시러 나가다가, 불을 켜지 않은 욕실 앞을 지나칠 때. 어둠 속 거울에서, 무언가가 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연 씨는 불을 켜지 않았습니다.
보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