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녹음 앱을 켠 이유
혼자 사는 한○○ 씨(가명, 29세)는 요즘 아침마다 목이 쉬어 있었다. 잠꼬대를 한다는 말을 예전에 들은 적이 있어, 그날 밤 스마트폰에 수면 녹음 앱을 설치했다. 베개 옆에 폰을 엎어 두고, 밤 열두 시에 녹음 버튼을 눌렀다.
원룸은 조용했다. 도어락은 잠겼고 창문도 닫혀 있었다. 한 씨는 평소처럼 이불을 끌어올리고 눈을 감았다.
새벽에 재생한 다섯 시간
다음 날 새벽, 한 씨는 따가운 목 때문에 눈을 떴다. 시계는 다섯 시 십 분, 창밖은 아직 캄캄했다. 녹음을 멈추자 앱은 이상 소리 구간 세 곳을 표시해 두었다. 첫 번째는 새벽 두 시 사십 분. 한 씨의 잠꼬대였다. 그녀는 웃음이 나올 뻔했다. 그런데 바로 뒤에, 한 씨의 목소리가 끊긴 자리에서 다른 목소리가 이어졌다.
"응, 그래서?"
낮고 느린 목소리였다. 질문하듯 올라가는 끝음이었다.
한 씨는 이어폰을 뽑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혼자였다. 두 번째 구간으로 넘겼다. 새벽 세 시 십 분.
한 씨의 잠꼬대가 다시 들렸다. 웅얼거리는 말 속에서 몇 단어가 또렷하게 들렸다. 어릴 적 살던 집 주소, 초등학교 때 죽은 강아지 이름, 비밀번호 앞자리.
그리고 다시 그 목소리가 말했다.
"계속 말해. 잘 듣고 있으니까."
마지막 구간
세 번째 구간은 새벽 다섯 시 육 분, 불과 몇 분 전이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한참 동안 숨소리만 들렸다. 규칙적인 한 씨의 숨소리, 그리고 그 위에 겹쳐진 또 하나의 숨소리.
숨소리는 가까웠다. 마이크 바로 옆, 베개 위에서 들리는 듯했다.
그때 한 씨의 숨소리가 멈췄다. 다른 숨소리만 남았다. 오 초, 십 초.
"이제 눈 뜰 거야."
한 씨는 재생을 멈췄다. 그런데 멈춘 폰이 아니라 방 안에서, 똑같은 목소리가 한 번 더 들렸다.
"거기서 말고. 이쪽이야."
소리는 침대 발치 쪽에서 났다. 한 씨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창문 유리에 방 안이 비쳐 보였다. 침대 끝, 이불이 눌려 내려앉은 곳에 어두운 사람 형체가 앉아 있었다. 형체는 한 씨 쪽으로 머리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치 다음 말을 기다리는 것처럼.
아무것도 켜지 않은 밤
한 씨는 그날 바로 짐을 챙겨 친구 집으로 갔다. 휴대폰의 녹음 파일은 열어 볼 때마다 길이가 조금씩 늘어나 있었다. 앱을 지우고 폰을 초기화했지만 소용없었다. 친구 집에서 잔 첫날 밤, 아무 앱도 켜지 않았는데 한 씨는 자다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응, 그래서?"
한 씨가 아닌 누군가가 그녀의 입을 빌려 물어보고 있었다. 친구는 한 씨가 자면서 누군가와 한참 대화하듯 웅얼거렸다고 말했다.
한 씨는 이제 잠들기 전 꼭 소리 내어 확인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아침마다 목은 여전히 쉬어 있다.
이 이야기는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등장 인물과 장소는 모두 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