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스피릿박스 챌린지
27세 스트리머 윤○○ 씨(가명)는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스피릿박스 챌린지'를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스피릿박스 앱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빠르게 오가며 백색소음 사이에서 우연히 걸리는 단어를 영혼의 응답으로 해석하는 콘텐츠였다.
밤 11시, 불을 끄고 스마트폰 하나로 방송을 시작했다. 채팅창에는 "재미로 보는 거예요", "무서우니까 불 켜세요" 같은 농담 섞인 댓글이 올라왔다.
윤 씨는 대수롭지 않게 질문을 던졌다.
"거기 누구 계신가요?"
지지직거리는 잡음 사이로, 끊어진 단어 하나가 들렸다.
"...있...어..."
채팅창이 조용해졌다.
잡음 속에서 들리는 말들
방송은 계속됐다. 윤 씨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잡음 사이에서 짧은 단어들이 섞여 나왔다. 대부분은 의미 없는 파편이었다. 그런데 30분쯤 지났을 때, 채팅창에 이상한 댓글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방금 제 이름 부른 것 같은데요?"
"저는 그냥 숫자 들렸어요, 3이라고"
"저는 방금 '뒤'라고 들었는데 다들 왜 딴소리세요"
같은 스피커, 같은 순간에 흘러나온 같은 잡음이었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저마다 다른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착각이나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넘기려 했다. 하지만 댓글은 점점 늘어났고, 내용은 점점 구체적으로 변해갔다.
"방금 화면 오른쪽 끝으로 뭐가 지나갔는데요? 방 오른쪽 구석에 뭐 있는 거 아니에요?"
윤 씨의 방 오른쪽 구석에는, 원래 아무것도 없었다.
방송 중 정적이 찾아온 순간
윤 씨가 카메라를 오른쪽 구석으로 돌리려는 순간, 스피릿박스의 잡음이 뚝 끊겼다.
완전한 정적.
그리고 정적 속에서, 아주 또렷한 목소리 하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잡음이 섞이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였다.
"이제, 잘 들리지?"
윤 씨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그 순간 채팅창이 폭발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같은 문장을 들었다고 썼다. 방금 전까지 저마다 다른 말을 듣던 시청자들이, 처음으로 똑같은 한 문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방 안 온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윤 씨의 입김이 하얗게 보이기 시작했다.
윤 씨는 방송을 그대로 종료했다.
챌린지를 그만둔 이유
윤 씨는 그날 이후 스피릿박스 챌린지를 다시 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송 다시보기였다. 누군가 그 잡음 구간을 클립으로 잘라 올릴 때마다,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은 각자 다른 말을 들었다고 댓글을 남긴다. 이상하게도 마지막의 그 또렷한 문장만은 다시보기에 녹음되어 있지 않았다. 그 목소리는, 그날 밤 실시간으로 듣고 있던 사람들에게만 들렸던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어떤 사람은 자신만 아는 숫자를, 또 어떤 사람은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윤 씨는 그 영상을 지우려 했지만, 이미 너무 많이 퍼져 지울 수 없게 됐다. 그리고 아직도 가끔, 새로운 댓글이 달린다.
"저도 방금 제 이름 들렸어요."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서비스,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