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의 자유로
최○○ 씨(가명, 34세)는 거래처 회식을 마치고 혼자 차를 몰고 있었습니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자유로는 한적했습니다. 파주 쪽으로 이어지는 긴 도로 위에 가로등 불빛만이 띄엄띄엄 이어졌습니다.
그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와이퍼가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최 씨는 졸음을 쫓고 있었습니다. 창문을 살짝 내리자 4월의 차가운 밤공기가 흘러들어왔습니다.
그때 전방 50미터쯤, 갓길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비를 맞고 서 있는 여자
여자였습니다. 흰 옷을 입고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손을 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서 있었습니다.
고속화도로 갓길에, 새벽 두 시에, 비를 맞고.
최 씨는 차를 세웠습니다. 나중에 그는 왜 세웠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세워야 할 이유도, 세우고 싶은 마음도 없었는데, 손이 먼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했습니다.
여자가 조수석 문을 열고 탔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이십대 중반쯤 되어 보였습니다.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옷이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최 씨는 히터를 높였습니다.
"어디 가세요?" 최 씨가 물었습니다.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앞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최 씨는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취한 사람이거나 사고라도 당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다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백미러 속 얼굴
5분쯤 달렸을까요.
최 씨는 무의식적으로 백미러를 확인했습니다.
여자가 최 씨를 보고 있었습니다.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니, 마주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눈의 흰자가 너무 많이 보였습니다. 눈동자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을 위로 치켜뜬 것처럼, 흰자만 가득했습니다.
최 씨는 시선을 다시 앞으로 돌렸습니다.
손이 떨렸습니다.
옆에서 기척이 없었습니다. 비에 젖은 사람이 있으면 특유의 젖은 옷 냄새나 호흡 소리가 느껴져야 하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히터 소리에 묻혀서 그럴 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그리고 다시 백미러를 봤습니다.
여자의 얼굴이 없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습니다.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 전체를 덮고 있었는데, 바람도 없는데 그것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조수석은 비어 있었다
최 씨는 다음 출구에서 차를 세웠습니다.
"여기서 내리실 거예요?"
대답이 없었습니다.
"저기요."
옆을 돌아봤습니다.
조수석은 비어 있었습니다.
언제 내렸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문이 열리는 소리도, 사람이 나가는 기척도 없었습니다. 달리는 동안 내렸을 리도 없었습니다.
최 씨는 시트를 만져봤습니다.
차갑게 젖어 있었습니다. 히터를 30분 가까이 켜놨는데도, 마치 방금 비를 맞은 사람이 앉았던 것처럼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최 씨는 그 사건 이후 자유로를 다시는 혼자 운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변 지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람이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자유로 특정 구간에서 비 오는 날 새벽에 흰 옷 입은 여자를 태웠다는 이야기가 여러 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태운 사람들은 모두,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차를 세웠다고 합니다.
세우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는 아직 아무도 전하지 못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자유로 일대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도시전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실제 사건과는 무관합니다. 새벽 운전 시 각별한 주의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