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막차, 그날 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최○○ 씨(가명, 27세)는 야근이 잦은 편이었습니다. 그날도 밤 12시가 넘어서야 사무실을 나섰고, 지하철 막차를 겨우 탈 수 있었습니다.
승강장에서 전철 문이 열렸을 때, 차량 안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최 씨가 탄 칸에는 단 두 명. 최 씨 자신과 칸 끝 구석에 앉은 중년 남성 하나.
피곤했던 최 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았습니다.
몇 정거장 후,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눈을 떴습니다.
구석에 앉아있던 남성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내린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사람이 이동하거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었으니 그냥 놓쳤겠지, 하고 다시 눈을 감으려는 순간이었습니다.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뒤에 있었다
누군가 자신의 바로 뒤쪽 좌석에 앉아 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최 씨는 고개를 들었습니다. 창문 유리에 반사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까 구석에 있던 그 남성이 최 씨의 등 바로 뒤 좌석으로 옮겨 앉아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름이 돋았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남성의 시선이 창밖을 향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게 아니었습니다. 최 씨의 뒷통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꼼짝도 하지 않고, 표정 하나 없이.
최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칸으로 이동했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습니다. 다음 칸에는 취객 두 명이 있었고, 그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두 정거장 후, 최 씨의 정류장이었습니다.
내리면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남성은 없었습니다.
골목에서
지하철역에서 집까지는 도보로 7분 거리였습니다. 골목 몇 개를 지나야 했습니다. 최 씨는 걸음을 빠르게 놀렸습니다.
세 번째 골목을 꺾으려던 순간,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타닥. 타닥.
최 씨는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거는 척하며 걸음을 더 빠르게 했습니다. 발소리도 빨라졌습니다.
집 현관 앞에 다다랐을 때, 등 뒤의 발소리가 멈췄습니다.
최 씨는 후다닥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습니다. 손이 떨려 두 번이나 틀렸습니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 잠갔습니다.
숨을 고른 뒤, 조심스럽게 현관문 뷰파인더를 통해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 남성이 서 있었습니다.
복도 끝 어둠 속에서, 최 씨의 현관문을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고.
최 씨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복도 CCTV에는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같은 노선의 다른 이야기들
나중에 최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경험담을 찾아냈습니다.
같은 지하철 노선, 같은 시간대 막차에서. 아무도 없는 차량에서 갑자기 옆으로 이동하는 승객을 목격했다는 글이 다섯 개 이상 있었습니다. 작성된 날짜는 제각각이었지만, 노선과 시간대가 일치했습니다.
그리고 공통점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목격자들 중 CCTV에 그 승객이 찍혔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최 씨는 지금도 그 노선의 막차는 타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과 도시전설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