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지 않는 야간 경비
올해 52세인 박 씨(가명)는 경기도 외곽의 한 폐공장 경비원이었습니다. 3년째 같은 곳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폐공장이라고는 하지만 부지 자체는 한 건설회사 소유였고, 재개발 계획이 있어 경비가 필요했습니다. 박 씨 이전에도 경비원이 있었지만, 대부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뒀다고 합니다.
이유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월급이 다른 곳보다 30만 원 많았고, 밤새 CCTV만 보면 되는 일이었으니까요.
경비실에는 모니터 6대가 있었습니다. 1층 입구, 1층 작업장, 2층 복도, 2층 사무실, 외부 주차장. 그리고 마지막 하나.
3층.
박 씨는 처음에 의아했습니다. 3층에 왜 카메라가 있는 걸까.
3층은 20년 전 화재로 바닥 절반이 무너진 층이었습니다. 계단도 2층과 3층 사이에서 끊겨 있었고, 올라가려면 사다리를 놓아야 했습니다. 당연히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3층 CCTV는 켜져 있었습니다.
화면 속 움직임
처음 3개월은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3층 화면은 항상 같았습니다. 무너진 콘크리트 바닥, 불에 탄 철골, 깨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 바람에 흔들리는 비닐 조각.
문제는 근무 4개월째 되던 11월의 어느 밤이었습니다.
새벽 2시 47분.
박 씨는 커피를 마시다가 모니터를 흘끗 봤습니다.
3층 화면에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화면 왼쪽 구석. 무너진 바닥 가장자리에. 희미한 형체가 서 있었습니다.
박 씨는 눈을 비볐습니다. 화면 노이즈인가 싶었습니다. CCTV가 오래되어 화질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형체는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너진 바닥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습니다.
무너져서 없는 바닥 위를, 바닥이 있는 것처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20년 전, 바닥이 무너지기 전의 높이에서 걷는 것처럼.
3층에서 내려다본 것
박 씨는 손이 떨렸지만, 녹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형체는 5분간 3층을 걸어 다녔습니다. 없는 바닥 위를. 없는 벽 앞에서 멈추기도 하고. 없는 문을 여는 동작을 하기도 했습니다.
20년 전 화재로 사라진 공간을, 그 형체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형체가 멈췄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아래로 숙였습니다.
3층 바닥이 무너진 구멍. 그 구멍을 통해 2층이 보이고, 2층을 통해 1층이 보이는 곳.
형체가 그 구멍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박 씨는 1층 CCTV를 확인했습니다.
1층 작업장, 구멍 바로 아래.
경비실 불빛이 보이는 위치였습니다.
형체는 경비실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박 씨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박 씨가 다시 3층 모니터를 봤을 때.
형체의 얼굴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CCTV를 통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전임 경비원들의 비밀
박 씨는 그날 밤 경비실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건설회사 관리인에게 3층 CCTV에 대해 물었습니다.
관리인의 얼굴이 굳었습니다.
"그 카메라... 뽑으려고 몇 번을 했는데, 뽑으면 다른 카메라가 전부 고장 나요. 그래서 그냥 두는 겁니다."
박 씨는 전임 경비원들이 왜 한 달을 못 버텼는지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월급이 필요했으니까요.
대신 한 가지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새벽 2시부터 4시까지는 절대 3층 모니터를 보지 않는다.
그 규칙을 지키며 3년을 버텼습니다.
하지만 최근, 박 씨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3층 화면에 찍히는 형체가... 매달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3층에만 있었습니다.
지난달에는 2층 복도 카메라에 찍혔습니다.
어젯밤.
1층 작업장 카메라에 찍혔습니다.
경비실 바로 앞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특정 장소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