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새 시작
올해 29세인 박 씨(가명)는 지난 2월, 경기도의 한 신축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입주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깨끗한 아파트. 페인트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하얀 벽과 천장. 박 씨는 드디어 자신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기쁨에 첫날 밤 편안하게 잠들었습니다.
문제는 이사 나흘째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
새벽 3시 22분.
박 씨는 눈이 떠졌습니다. 정확히는, 눈만 떠졌습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숨은 쉬어지는데 가슴 위에 무언가가 올라앉은 듯 무거웠습니다.
가위눌림이었습니다.
박 씨는 예전에도 가위에 눌린 적이 있었기에, 당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눈을 감고, 천천히 발가락을 움직이려 했습니다.
그때 천장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뚝. 뚝. 뚝.
물이 떨어지는 소리. 하지만 천장에 물기는 없었습니다. 신축 아파트였으니까.
박 씨는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나는 쪽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천장에 얼굴이 있었습니다.
천장의 그것
처음에는 얼룩인 줄 알았습니다. 하얀 천장에 번진 회색 얼룩.
하지만 얼룩에는 눈이 있었습니다.
두 개의 검은 구멍. 코도 입도 없이, 오직 두 개의 깊고 어두운 구멍만이 박 씨를 정면으로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얼굴은 천장에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마치 천장이 그것의 바닥인 것처럼. 중력을 거스르며. 머리카락이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박 씨의 얼굴 쪽으로 늘어져 있었습니다.
박 씨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1분. 2분.
박 씨는 있는 힘을 다해 오른손 검지를 움직였습니다. 손가락이 떨리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순간 가위가 풀렸습니다.
박 씨는 벌떡 일어나 방 불을 켰습니다.
얼굴은 아직 거기 있었습니다.
불을 켠 뒤에도, 정확히 3초간. 천장의 그 얼굴은 박 씨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더 선명하게. 창백한 피부, 두 개의 검은 눈구멍.
그리고 3초 뒤, 마치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반복되는 방문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같았습니다.
새벽 3시 22분. 가위눌림. 천장의 얼굴.
박 씨는 수면 클리닉을 찾았습니다. 의사는 수면 마비에 동반되는 입면 환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뇌가 완전히 깨어나기 전에 꿈의 이미지가 현실에 겹쳐 보이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의사는 한 가지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가위가 풀린 뒤에도 3초간 보였다는 것.
완전히 각성한 상태에서, 불을 켠 상태에서, 의식이 또렷한 상태에서 3초간 남아있는 환각. 의사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극히 드문 경우"라고만 했습니다.
박 씨는 결국 그 방에서 거실로 침대를 옮겼습니다.
거실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뒤, 용기를 내어 다시 방에서 잠을 잤습니다.
새벽 3시 22분.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가위가 눌리자마자 천장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얼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가까이 있었습니다.
천장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천장에서 30센티미터쯤 내려와 있었습니다. 머리카락 끝이 박 씨의 이마를 거의 닿을 듯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입이 없던 그 얼굴에 입이 생겼습니다.
웃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방은 비어 있습니다
박 씨는 다음 날 짐을 싸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부동산에 전세 양도를 문의했을 때, 중개인이 말했습니다.
"아, 그 호수요... 사실 이전 입주자분도 한 달도 안 되어 나가셨어요. 그전 분도요. 신축인데 벌써 세 번째시네요."
박 씨가 물었습니다. "혹시 이유를 말씀하셨나요?"
중개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습니다.
"다들 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천장에서 뭔가가 내려다본다고."
박 씨의 아파트는 지금도 공실입니다.
그 방의 천장은 여전히 하얗고 깨끗합니다.
적어도, 불이 켜져 있을 때는.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특정 장소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