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의 경비원
올해 62세인 최 씨(가명)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야간 경비를 맡고 있었습니다. 30년째 경비 일을 해온 베테랑이었습니다. 그에게 밤은 익숙했고, 어둠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 아파트 단지로 옮긴 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전임 경비원이 한 달도 안 되어 그만뒀다는 것. 그 전 사람도. 그 전 사람도.
관리사무소 소장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야간 근무가 외로워서 그런 거예요. 최 씨는 베테랑이니까 괜찮으시죠?"
최 씨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30년을 해왔는데, 외로움 따위야.
13명이 탔는데, 14명이 보이다
이상한 일은 근무 사흘째 되던 날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2시 47분. 최 씨는 경비실에서 CCTV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단지는 엘리베이터 4대에 각각 CCTV가 설치되어 있었고, 경비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동 엘리베이터가 움직였습니다.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화면을 보니, 한 남자가 1층에서 탑승했습니다. 야근하고 돌아오는 듯한 정장 차림. 12층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뒷벽 거울에 비친 모습이 이상했습니다.
남자 한 명이 타고 있는데, 거울에는 두 사람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남자 바로 뒤에,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는 또 하나의 형체. 검은 옷. 축 늘어진 긴 머리카락. 맨발.
최 씨는 눈을 비볐습니다. 모니터 화질 문제인가 싶었습니다.
남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핸드폰만 보고 있었습니다. 12층에서 내렸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습니다.
문이 닫힌 엘리베이터 안.
아무도 없어야 하는 그 안에, 그 형체가 아직 서 있었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 꼼짝도 하지 않고.
3초 후, CCTV 화면이 지직거리더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은 비어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 3시
최 씨는 그날 이후 CCTV를 더 주의 깊게 살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새벽 2시 40분에서 3시 10분 사이, 3동 엘리베이터에 그것이 나타난다는 것을.
어떤 날은 혼자 타고 있는 주민 뒤에 서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비어 있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천장 근처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CCTV에만 보인다는 것. 실제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주민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일주일째 되던 날, 최 씨는 용기를 내어 관리사무소 소장에게 말했습니다.
소장의 표정이 굳었습니다.
"...최 씨도 보셨어요?"
그 한마디에 최 씨의 등이 서늘해졌습니다.
4층에서 열리는 문
소장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전임 경비원 세 명 모두 같은 것을 봤습니다. 새벽 3시경 3동 엘리베이터 CCTV에 나타나는 검은 형체. 처음에는 CCTV 고장이라고 생각했지만, 녹화 영상을 확인하면 분명히 찍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 명 모두 같은 현상을 추가로 경험했습니다.
3동 엘리베이터가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4층에서 멈추는 현상.
새벽 3시 정각. 엘리베이터가 스스로 4층으로 올라갑니다. 문이 열립니다. 아무도 타지 않습니다. 문이 닫힙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옵니다.
매일. 정확히 같은 시간에.
최 씨는 그날 밤 CCTV를 지켜보았습니다.
새벽 3시. 3동 엘리베이터가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문이 열렸습니다.
CCTV 화면에, 4층 복도가 보였습니다.
복도 끝 비상계단 문 앞에 그것이 서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얼굴.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면.
눈이 없었습니다. 코도, 입도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매끈한 피부만이 얼굴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천천히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왔습니다.
최 씨는 경비실 문을 잠갔습니다.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 문이 닫혔습니다.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문이 열렸습니다.
경비실 바로 앞 엘리베이터에서.
엘리베이터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비실 유리창에 입김 자국이 번졌습니다.
바깥쪽에서.
402호의 비밀
최 씨는 다음 날 3동 4층을 확인했습니다.
401호, 403호, 404호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402호는 비어 있었습니다.
1년째 공실이라고 했습니다. 부동산에 내놓아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이전 세입자가 어느 날 갑자기 짐도 안 챙기고 나갔다는 이야기. 그 전 세입자도 마찬가지였다는 이야기.
401호 주민 한 분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가끔 벽 너머에서 소리가 나요. 비어 있는데. 누가 서성이는 것 같은 발자국 소리요."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근데 있잖아요, 이상한 게... 402호 현관문 아래로 불빛이 새어 나올 때가 있어요. 분명 전기도 끊긴 빈집인데."
최 씨는 그 뒤로 402호 앞에 가지 않았습니다.
한 달 뒤, 최 씨도 그 아파트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떠나기 전날 밤, 마지막으로 CCTV를 확인했을 때 본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새벽 3시. 3동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문을 열었을 때.
그것이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특정 장소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