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야근의 끝
올해 서른두 살인 박○○ 씨는 서울 마포구의 한 중소기업 디자인팀 대리입니다. 마감이 잦은 직종 특성상 야근은 일상이었지만, 그날 밤은 특히 혼자였습니다.
새벽 2시 7분. 사무실 불을 끄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습니다. 14층짜리 건물, 사무실은 11층에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딩-'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습니다.
박 씨는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섰습니다. 가방을 어깨에 고쳐 메고, 습관처럼 정면의 거울을 봤습니다. 그리고 1층 버튼을 눌렀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거울 속의 이상함
피곤한 자신의 얼굴이 거울에 비쳤습니다. 충혈된 눈, 구겨진 셔츠.
그런데.
박 씨는 자신의 뒤에 누군가가 서 있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다른 층에서도 타는 사람이 있나?'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분명히 혼자 탔습니다. 문이 닫힐 때 아무도 없었습니다.
박 씨는 천천히 눈을 좁혔습니다.
거울 속, 자신의 왼쪽 어깨 뒤편에 서 있는 그것은... 여성이었습니다.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흰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키는 박 씨보다 약간 작았고,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인 자세였습니다.
뒤를 돌아봤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공기처럼. 거울 속에만 있고, 실제 공간에는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
층이 지나갈수록
10층.
9층.
박 씨는 거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뒤를 보면 아무것도 없고, 거울을 보면 거기 있습니다. 두 번, 세 번 반복했습니다. 결과는 같았습니다.
그것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손도, 고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박 씨의 뒤에, 거울 속에만.
8층.
7층.
그때였습니다. 박 씨가 거울을 응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머리카락 사이로 얼굴이 보였습니다.
눈이 없었습니다.
정확하게는,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까맣고 텅 빈 구멍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빈 구멍으로 박 씨를 똑바로 보고 있었습니다.
박 씨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몸이 굳어 버렸습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1층
딩-.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습니다.
박 씨의 몸은 반사적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로비 바닥에 쓰러지듯 나와 뒤를 돌아봤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이 닫히기 직전, 거울 속에서 그것이 손을 들었습니다. 박 씨를 향해 천천히,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문이 닫혔습니다.
그 후
박 씨는 그날 이후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주변에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들 했습니다.
그런데 박 씨가 퇴사하고 한 달 후, 그 회사 건물 엘리베이터가 이유 없이 고장 났습니다. 수리기사가 점검해보니, 내부 CCTV에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 반복적으로 같은 층 버튼이 눌리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아무도 타지 않은 엘리베이터에서.
박 씨는 지금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합니다. 특히 혼자일 때는. 그리고 절대로 거울을 보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에, 자신의 뒤에 누군가가 서 있을까봐.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