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켜지는 복도 센서등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14층에 혼자 살던 박○○ 씨(25세, 직장인)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이상한 일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 3시 40분에서 4시 사이, 현관 밖 복도의 센서등이 혼자 켜졌습니다.
처음에는 옆집 사람이 늦게 귀가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며칠째 같은 시간에 반복되자, 박 씨는 불편한 마음에 스마트폰 앱으로 아파트 공용 CCTV 화면에 접속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이틀은 직접 현관문을 열고 복도를 내다봤습니다. 쥐도 새도 없이 텅 빈 복도. 센서등만 하얗게 켜져 있었습니다. 세 번째 날 밤에도, 네 번째 날 밤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 씨는 이유를 알 수 없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새벽 4시 3분.
CCTV 화면이 켜졌습니다.
화면 속의 것
복도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오른쪽 끝 센서등만 밝게 켜진 채,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상하다. 센서등이 켜졌는데 왜 아무것도 없지?
박 씨가 화면을 닫으려 할 때였습니다.
복도 왼쪽 끝, 카메라 사각지대 가장 어두운 구석에서 무언가가 움직였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하얀 것이었습니다. 사람 키만 한 흰 형체가, 벽에 붙은 듯 미끄러지듯 복도 중앙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박 씨는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 형체는 걸어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발이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아래쪽이 희미해서 바닥에 닿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형체가 멈췄습니다.
박 씨의 현관문 앞에서.
그것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CCTV 화면이 흔들렸습니다. 아니, 실제로 흔들린 게 아니라 박 씨의 손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형체는 잠시 현관문 앞에 서 있다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카메라를 향해.
저화질 CCTV 화면이었지만 박 씨는 분명히 봤습니다.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하얀, 매끈한 면이었습니다. 눈도, 코도, 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이 박 씨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방 안의 온도가 갑자기 뚝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입에서 하얀 입김이 나올 것만 같은 서늘함. 박 씨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방 한가운데에 선 채 날이 밝을 때까지 꼼짝도 못했습니다.
아침이 되어 확인한 CCTV 영상에는, 박 씨가 목격한 시간대에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았습니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이사를 결심하게 만든 것
박 씨는 인터넷에 이 경험을 올렸습니다. 대부분은 착각이라고 했고, 일부는 CCTV 화질 문제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를 결국 이사 결심을 하게 만든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웃 주민에게 우연히 들은 말이었습니다.
"그 라인 14층... 2년 전에도 혼자 사는 분이 사셨는데, 갑자기 짐 싸서 나가셨잖아요. 한 달도 안 됐을 때."
박 씨는 그 집에 이사 온 지 정확히 3주가 지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박 씨는 잠들기 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생겼습니다. 스마트폰 CCTV 앱을 열어, 복도 왼쪽 끝 어두운 구석을 확인하는 것. 아무것도 없으면 그날은 조금 잘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딱 한 번만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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