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어야 할 곳
올해 47세인 박 씨(가명)는 경기도의 한 폐업 병원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2년 전 문을 닫은 이 병원은 현재 철거를 앞두고 있었고, 박 씨의 일은 단순했습니다.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CCTV 모니터를 보며 불법 침입자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
병원은 지상 7층 건물이었습니다. 1층 로비에 경비실이 있었고, CCTV 12대가 각 층 복도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정상 작동했지만, 4층 복도 카메라만 유독 화면이 흐렸습니다.
관리업체에 수리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의외였습니다.
"4층은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거기는 안 올라가실 거잖아요."
박 씨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어차피 빈 건물이니까.
새벽 3시 7분
3월의 어느 목요일 밤. 박 씨는 컵라면을 먹으며 모니터를 보고 있었습니다.
새벽 3시 7분.
4층 복도 카메라의 화면이 갑자기 선명해졌습니다.
박 씨는 라면 젓가락을 내려놓았습니다. 2년 동안 한 번도 선명하게 나온 적 없는 카메라였습니다.
그리고 화면 왼쪽 끝에서.
무언가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하얀색이었습니다. 사람의 형체. 하지만 걸음걸이가 이상했습니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것처럼, 미끄러지듯 복도를 가로질러 오고 있었습니다.
박 씨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형체가 카메라에 가까워질수록 윤곽이 뚜렷해졌습니다. 긴 머리카락이 얼굴 전체를 덮고 있었고, 하얀 옷 같은 것을 입고 있었습니다. 아니, 옷이 아니라 몸 자체가 하얗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박 씨는 확대 버튼을 눌렀습니다.
후회했습니다.
카메라를 본 것
확대된 화면 속에서, 그 형체가 멈추었습니다.
복도 한가운데. CCTV 카메라 바로 아래.
그리고 천천히.
머리카락 사이로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눈이었습니다.
검은색도, 흰색도 아닌. 텅 빈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로 가득 찬. 설명할 수 없는 그 눈이 카메라를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카메라를.
정확히 박 씨를.
모니터 너머에서 그것은 박 씨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박 씨는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다리에 힘이 빠졌습니다. 심장이 귀에서 뛰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5초. 10초. 30초.
그 형체는 카메라를 올려다본 채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분이 지났을 때.
화면에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지직. 지직지직.
화면이 다시 흐려졌습니다. 원래의 뿌연 화면으로.
형체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녹화 파일
박 씨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녹화 파일을 되돌렸습니다. 새벽 3시 7분부터 3시 8분까지의 영상을 재생했습니다.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았습니다.
화면은 1분 내내 뿌옇기만 했습니다. 형체도, 노이즈도, 화면이 선명해진 것도. 녹화 파일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분명히 봤습니다. 실시간으로. 자기 두 눈으로.
박 씨는 경비실 문을 잠그고 아침까지 한 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박 씨는 사직서를 냈습니다.
전임자들
나중에 알게 된 사실.
박 씨 이전에 이 병원 야간 경비를 맡았던 사람은 7명이었습니다. 모두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박 씨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4층 카메라 화면이 선명해지는 날이 있어요. 그날은 절대로 모니터를 보면 안 됩니다."
"왜요?"
"보면 봅니다. 그리고 본 것은... 따라옵니다."
박 씨는 지금도 새벽 3시가 되면 잠에서 깹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확인합니다.
방 구석에 하얀 것이 서 있지 않은지를.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특정 장소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