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야간 경비 근무
박○○ 씨(가명, 52세)는 경기도 수원의 한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한 지 7년이 됐습니다. 입주민 3천여 명이 생활하는 대단지 아파트였고, 경비실에는 총 48개의 CCTV 화면이 실시간으로 표시되었습니다.
박 씨에게 야간 근무는 익숙한 일상이었습니다. 새벽 2시가 넘어가면 단지 전체가 조용해지고, 가끔 늦게 귀가하는 입주민이나 배달 오토바이 소리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2026년 4월 초의 일이었습니다.
모니터 구석의 이상한 화면
새벽 3시 10분경. 박 씨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모니터를 습관적으로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48개의 화면 중 대부분은 텅 빈 복도와 주차장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때 모니터 왼쪽 하단 구석, B2 지하 주차장을 비추는 화면에서 뭔가 눈에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착시인 줄 알았습니다. 주차된 차량 사이 어두운 구석에 희미하게 밝은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야간 카메라 특성상 화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 씨는 해당 카메라 화면을 클릭해 전체 화면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숨이 멎었습니다.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사람의 형태를 한 무언가였습니다.
하얀 옷을 입은 형체가 B2 주차장 가장 안쪽 구석에 서 있었습니다. 머리를 약간 숙이고, 움직이지 않고, 그냥 서 있었습니다.
새벽 3시 17분
박 씨는 처음에는 새벽에 배회하는 입주민이거나 실수로 갇힌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인터폰을 집어 들고 B2 안내 방송을 했습니다.
"안내 말씀드립니다. 지하 2층 주차장에 계신 분은 안전을 위해 경비실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화면 속 형체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방송을 한 번 더 했습니다. 여전히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타임스탬프는 새벽 3시 17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형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박 씨의 손이 떨렸습니다. 화면을 통해서도 분명히 보였습니다. 형체는 CCTV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그리고 카메라 너머 경비실 모니터를 보고 있는 박 씨를.
얼굴은... 밝았습니다. 지나치게. 주차장 조명보다도 훨씬 더 밝게,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아무도 없었습니다
박 씨는 즉시 인근 경비원에게 연락해 B2 주차장을 확인하게 했습니다. 자신은 경비실을 비울 수 없었고,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도 없었습니다.
동료 경비원 최○○ 씨가 B2 주차장에 진입하는 모습이 다른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손전등을 들고 가장 안쪽 구석을 향해 걷는 모습이 선명했습니다.
그런데 형체가 서 있던 자리의 카메라를 다시 보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형체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최 씨로부터 무전이 왔습니다.
"아무것도 없어요. 차만 있고 아무도 없습니다."
박 씨는 그날 새벽 영상을 캡처해 파일로 저장했습니다. 다음 날 관리사무소에 보고했고, 영상은 3일 후 '저장 기간 초과'로 자동 삭제됐습니다.
관리소장은 "카메라 잡음이나 반사 현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박 씨가 캡처해둔 이미지에는 분명히 찍혀 있었습니다. 하얀 형체가.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든 그 얼굴이.
아직도 설명할 수 없는 것
박 씨는 이후 야간 근무 중 B2 주차장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게 됐습니다. 오히려 볼까 봐 두려워서.
며칠 뒤 박 씨는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조용히 물었습니다. 혹시 이 아파트에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직원은 잠시 멈추더니 말했습니다.
"오래된 일이에요. 5년 전에... 이 자리에 있던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었거든요. 그 건물이 뭐였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박 씨는 나중에 직접 조사해봤습니다.
아파트가 세워진 자리에는 1990년대까지 운영되다가 폐업한 장례식장이 있었습니다.
B2 주차장이 들어선 그 자리에 정확히.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