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공사장의 이상한 발굴물
박○○ 씨(가명, 42세)는 15년 경력의 건설 현장 감독이었습니다. 전라북도의 한 구도심 재개발 구역에서 3개월째 공사를 이끌고 있던 그날, 인부들 사이에서 갑자기 술렁임이 일었습니다.
"반장님, 이것 좀 보세요."
굴착기가 파헤친 흙더미 속에서 무언가가 나왔습니다. 오래된 석재 받침대 아래, 정확히 삼각형 꼭짓점 위치에 하나씩. 납빛으로 둔하게 빛나는 구슬 세 개였습니다.
박 씨는 장갑을 낀 채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무거웠습니다. 크기에 비해 비상식적으로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표면이 믿기 어려울 만큼 매끄러웠습니다. 손가락으로 어루만져도 흠 하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수백 년이 땅속에 묻혀 있었다는 것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만큼.
"이게 뭘까요?"
인부 중 가장 나이 든 이가 말했습니다. "그런 거 함부로 만지면 안 됩니다. 예전에 이 근처가 절터였다고 들었어요."
박 씨는 가볍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구슬 하나를 작업복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집에 가져가서 좀 더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실수였습니다.
그날 밤부터 시작된 것
아파트에 도착한 박 씨는 구슬을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아내 이○○ 씨(가명, 39세)는 그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습니다.
"공사장에서 나온 거야? 집에 왜 가져와요."
"신기해서. 진짜 무거워. 한번 들어봐."
아내는 손을 뻗다가 멈췄습니다. "싫어. 느낌이 이상해."
그날 밤 박 씨는 꿈을 꿨습니다.
어둠 속이었습니다. 흙이었습니다. 몸 전체가 흙에 눌려 있었습니다. 숨을 쉬려 해도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입속으로 흙이 들어왔습니다. 눈을 뜨려 해도 뜨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언가가... 가슴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느낌.
박 씨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습니다.
새벽 3시 17분이었습니다.
거실 탁자 위에 두었던 납구슬이 침실 문가에 와 있었습니다. 탁자에서 침실 문까지는 4미터였습니다.
손바닥을 보았습니다. 오른손 손바닥. 구슬을 쥐었던 손.
불그스름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마치 화상처럼.
버릴 수 없는 것
다음날 박 씨는 구슬을 아파트 단지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날 저녁 퇴근했을 때, 구슬은 현관 신발장 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여보, 이거 어디서 났어?"
아내가 말했습니다. "낮에 누가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현관 바닥에 이게 있었어. 당신이 다시 가져온 줄 알았지."
박 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틀 뒤, 박 씨는 구슬을 공사장에 가져가 직접 묻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새벽에, 2미터 깊이로 팠습니다. 구슬을 넣고 흙을 덮었습니다. 발로 단단히 다졌습니다.
그날 저녁.
퇴근하는 박 씨를 아파트 현관에서 딸이 맞이했습니다. 여덟 살짜리 딸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마당에서 예쁜 공 찾았어! 나 이거 가지면 안 돼?"
납빛 구슬이었습니다.
진실을 마주한 순간
박 씨는 그날부터 구슬의 정체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미술 전문가, 향토사학자, 민속학 연구자. 닥치는 대로 연락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사 부지 근처 오래된 절의 주지스님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구슬을 보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어디서 나왔습니까?"
"재개발 구역 공사장 땅속에서요. 석재 받침대 아래 셋이 묻혀 있었습니다."
"그 자리가 옛날 법당 터입니다."
납구슬은 한반도의 지맥(地脈)을 끊기 위해 의도적으로 매설한 비방물(祕方物)이라고 했습니다. 풍수적으로 가장 강한 기운이 모이는 곳에 묻어 그 힘을 억누르고 땅의 정기를 흩뜨리기 위한 것. 제작과 매설에는 특정한 의식이 수반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땅속에서 꺼내는 순간, 봉인이 풀린다고.
"스님, 이게 왜 자꾸 돌아오는 건가요?"
스님이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그 물건을 꺼낸 사람이... 그 물건의 새 봉인이 됩니다. 버리면 돌아오는 게 아니에요."
박 씨의 손이 떨렸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스님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것은
박 씨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은 그로부터 6개월 뒤, 그의 아내를 통해서였습니다.
"남편이 요즘 이상해요. 밤마다 잠꼬대가 심해지고, 아침마다 손바닥을 오랫동안 들여다봐요. 퇴근하면 바로 구슬부터 확인해요. 없어지면 어쩌나 하고. 아니, 없어지는 게 두려운 건지... 없어지기를 바라는 건지. 저도 이제 모르겠어요."
납구슬은 지금도 박 씨의 집에 있습니다. 현관 신발장 위, 항상 같은 자리에.
박 씨는 이제 그것을 버리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없애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박 씨의 여덟 살 딸은 요즘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합니다.
"엄마, 꿈에서 흙 속에 갇혀."
어제, 딸이 처음으로 그 구슬을 혼자 들고 놀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구전 체험담과 괴담을 바탕으로 각색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실제 사건·사고와의 유사성은 우연의 일치이며, 특정 인물이나 장소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모든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