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건너편의 나
오○○ 씨(가명, 27세)는 10월 첫째 주 월요일 저녁, 퇴근길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건너편에 자신이 서 있었다.
회색 코트, 왼쪽 어깨에 멘 검은 가방, 한쪽으로 넘긴 머리. 오 씨가 그날 입은 것과 똑같았다. 아니, 그날 아침 거울 앞에서 몇 번이고 고쳐 맸던 가방끈의 꼬임까지 같았다.
그것은 오 씨를 보고 있었다. 신호가 초록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이 걸어갔다. 그것은 움직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다 건너고 신호가 다시 빨간색이 되었을 때, 그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두 번째, 세 번째
화요일, 회사 로비의 유리문에 오 씨가 비쳤다. 그런데 오 씨가 걸음을 멈췄는데도 유리 속의 얼굴은 한 걸음 더 걸어왔다.
수요일 점심, 동료 지 씨가 물었다.
"어제 저녁에 편의점에서 봤어. 인사했는데 그냥 가더라. 칫솔 두 개 사던데?"
오 씨는 그 시간에 야근 중이었다. 사무실 출입 기록에도 남아 있었다.
"잘못 본 거겠죠."
"아닌데. 너 맞았어. 근데 평소랑 좀 달랐어. 오른쪽 볼에 점이 있더라."
오 씨는 웃지 못했다. 점은 왼쪽 볼에 있었다. 지 씨는 점의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체인이 걸린 현관
수요일 밤 11시 40분. 오 씨는 평소보다 늦게 집에 도착했다. 빌라 복도의 센서등이 한 번 깜빡였다.
현관 도어락에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열렸다. 하지만 문은 한 뼘밖에 열리지 않았다.
체인이 걸려 있었다.
체인은 안에서만 걸 수 있다. 오 씨는 혼자 살았다. 도어락 비밀번호는 그녀만 알았다.
문틈 사이로 거실의 불빛이 새어 나왔다. 불을 켜 놓고 나간 적은 없었다.
그때 틈 안쪽에서 얼굴이 나타났다.
연보라색 잠옷을 입은 여자였다. 머리를 한쪽으로 넘기고 있었다. 오른쪽 볼에 점이 있었다.
오 씨의 얼굴이었다. 거울을 볼 때처럼 좌우가 뒤집힌 오 씨의 얼굴.
그것이 문틈에서 눈을 맞추고 오 씨의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왜 이제 와. 나 계속 기다렸는데."
그 집에 남아 있던 것
오 씨는 그 뒤로 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짐은 지 씨와 함께 낮에 가서 챙겼다. 집 안은 아주 깨끗했다.
식탁에는 아침 식사를 한 흔적이 있었다. 컵 두 개, 접시 두 개.
그리고 현관 신발장 앞 거울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오 씨의 글씨였다.
"다음은 네 차례."
오 씨는 지금 다른 도시에서 산다. 거울을 볼 때마다 한 가지만 확인한다. 점이 왼쪽 볼에 있는지. 그리고 거울 속의 자신이 자신보다 먼저 웃지 않는지.
이 이야기는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모두 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