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지하철은 비어 있었습니다
박○○ 씨(가명, 29세)는 회사에서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밤 11시 50분, 막차가 끊기기 직전의 열차였습니다. 칸 안에 승객은 박 씨를 포함해 서너 명뿐이었습니다.
박 씨는 진행 방향으로 창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이어폰을 꽂으려는 순간,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무심코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유리에 비친 자신이... 먼저 고개를 돌렸습니다.
박 씨가 창문을 바라보기 전에, 창문 속 모습이 이미 박 씨 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미소 짓고 있는 내 얼굴
박 씨는 손을 들어봤습니다.
창문 속 모습도 손을 들었습니다.
같은 타이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웃고 있었습니다. 박 씨 자신은 웃지 않았는데, 유리 속 모습은 얇게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피로로 인한 착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보고서를 작성했고, 그 무렵 극심한 수면 부족 상태였습니다. 눈이 이상하게 보이는 거겠지, 하고 박 씨는 이어폰을 꽂고 창문에서 시선을 거뒀습니다.
세 정거장쯤 지났을까요.
박 씨는 다시 창문을 봤습니다.
자신의 뒤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었습니다.
아까는 분명 아무도 없었던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박 씨와 똑같은 머리 길이, 똑같은 체형, 똑같은 회색 재킷을 입은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박 씨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습니다.
뒷좌석은 비어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앉지 않았습니다. 가방도, 짐도, 사람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다시 창문을 봤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거기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습니다. 마치 박 씨가 뒤를 돌아본 것을 놀리듯이, 천천히, 의아한 표정으로.
박 씨는 그 순간 이어폰을 빼고 다음 역에서 내렸습니다. 목적지까지 두 정거장이 더 남아 있었지만, 그 열차에 더 이상 탈 수 없었습니다.
플랫폼에 서서 열차를 바라봤습니다
박 씨가 내린 뒤,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박 씨는 지나쳐 가는 창문들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열차가 플랫폼을 빠져나가는 마지막 순간, 자신이 앉아 있던 칸의 창문이 지나갔습니다.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분명히 봤습니다. 플랫폼에 서 있는 자신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 자신과 똑같이 생긴 무언가가 창문 너머에서 손을 흔드는 것을.
미소 지으면서.
그 이후
박 씨는 그날 이후 같은 시간대의 지하철을 피합니다. 창문이 거울처럼 반사되는 늦은 밤 열차는 절대 타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밤 야근을 함께 한 동료가 다음 날 박 씨에게 물었습니다.
"어제 퇴근할 때 저보다 먼저 나갔죠? 그런데 제가 나가려고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복도에 박 씨가 서 있었거든요. 인사했는데 돌아보지도 않고 그냥 사라지던데요."
박 씨는 그 시각 이미 지하철을 타고 있었습니다.
동료가 목격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박 씨는 지금도 알고 싶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