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화요일 오후 6시
최○○ 씨(가명, 29세)는 강남구의 한 중소 IT 기업에 다니는 개발자였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화요일이었습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오후 6시 정각에 컴퓨터를 껐고, 같은 검정 백팩을 메고 회사를 나섰습니다. 파란 체크 남방에 청바지, 늘 신는 흰 스니커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최 씨는 핸드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퇴근 알림, 편의점 할인 쿠폰, 카카오톡 메시지 몇 개.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습니다.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최 씨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습니다.
거울이 없는 곳에서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파란 체크 남방을 입고 있었습니다. 검정 백팩을 메고 있었습니다. 흰 스니커즈를 신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 씨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 씨는 처음에 거울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건물 엘리베이터에는 거울이 없었습니다. 리모델링 공사 이후로 거울을 달지 않은 엘리베이터였습니다.
그것은 거울 속 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거기 실제로 서 있었습니다.
최 씨가 얼어붙은 채 바라보는 동안, 그것은 고개를 약간 기울였습니다. 마치 최 씨를 관찰하는 것처럼. 얼굴은 최 씨와 완벽하게 같았지만, 표정이 없었습니다. 완전히 공백.
그리고 눈.
눈동자의 색이 달랐습니다. 최 씨의 눈은 짙은 갈색인데, 그것의 눈동자는 묘하게 어두운,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빛이었습니다. 빛이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3초
그 순간은 3초도 되지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했고, 최 씨는 반사적으로 한발 물러섰습니다. 문이 완전히 닫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최 씨는 그 자리에 서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손이 떨렸습니다.
방금... 뭘 본 거지?
혹시 쌍둥이 형제가 있는 동료가 있나? 아니, 그 정도로 닮을 수가 없습니다. 옷까지 똑같았습니다. 오늘 아침 입은 옷과 한 치도 다르지 않게.
최 씨는 계단을 걸어 내려가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주에 일어난 일들
그날 밤 최 씨는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도플갱어. 자신의 분신. 그것을 목격한 사람은 가까운 시일 내에 죽는다는 오래된 전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도 암살 전날 거울에서 자신의 희미한 두 번째 얼굴을 봤다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최 씨는 억지로 웃으며 넘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주에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수요일, 최 씨가 평소 앉는 카페 자리의 천장 조명이 갑자기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최 씨는 그날 다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목요일, 퇴근길에 타려던 버스가 급정거하며 인도 가까이 미끄러졌습니다. 최 씨가 서 있던 곳 바로 앞까지.
금요일, 최 씨는 회사를 나서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동료가 팔을 잡아 막아줬습니다.
그리고 주말.
최 씨는 자신의 방 창문 밖에서 그것을 다시 봤습니다.
12층이었습니다.
그것이 유리창 바깥에서 최 씨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표정 없는 얼굴로.
최 씨는 커튼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처음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무엇에게 하는 기도인지도 모른 채.
그 후
그 뒤로 최 씨는 그것을 다시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직장 동료 하나가 몇 주 후에 최 씨에게 물었습니다. 지난달 화요일 저녁에 왜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렸냐고. 분명히 엘리베이터 탄 것 같았는데 혼자 있는 걸 보고 인사하려 했더니 어느 순간 없어졌다고.
최 씨는 그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습니다.
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도플갱어에 관한 전설은 세계 여러 문화권에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