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첫날 밤
서울 외곽의 낡은 아파트로 이사한 오○○ 씨(가명, 29세)는 짐을 다 풀지도 못한 채 편의점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12층짜리 건물의 오래된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1층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닫히려는 순간, 오 씨는 문이 다시 열렸습니다. 누군가 탔을까 싶어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냥 닫혔습니다. 오 씨는 별생각 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내려갔습니다.
편의점을 다녀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였습니다.
문이 닫히고 8층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엘리베이터 안 거울에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자신의 뒷모습이었습니다.
오 씨는 동작을 멈췄습니다. 거울 속 자신도 멈춰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했습니다. 거울은 엘리베이터 측면에 달려 있어서, 버튼 앞에 서 있는 자신의 측면이 보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거울 속에는 자신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이 고개를 돌렸다
오 씨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거울 속 자신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3층, 4층, 5층.
오 씨는 숨을 참았습니다.
6층이 지나갈 무렵, 거울 속 자신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오 씨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습니다.
거울 속 그것이 계속 고개를 돌렸습니다. 얼굴이 거의 정면을 향할 때까지. 그리고 7층 알림음이 울리는 순간, 오 씨는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8층에서 문이 열렸습니다. 오 씨는 눈을 감은 채 걸어 나갔습니다.
복도에 서서 숨을 고르고,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습니다. 안은 비어 있었습니다.
다음 날
오 씨는 그날 밤 거의 잠들지 못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부동산에 연락해 건물에 대해 물었습니다. 담당자는 잠시 침묵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에도 그 엘리베이터 관련 민원이 몇 번 있었어요. 거울이 문제라고 해서 한 번은 교체도 했는데... 계속 같은 민원이 들어와서."
오 씨가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어떤 민원이냐고.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자기 자신이 먼저 타고 있었다는 거요."
오 씨는 그날로 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사를 나오는 날, 짐을 다 빼고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였습니다.
거울을 보지 않으려 했는데, 문이 닫히는 순간 시야 끝에 걸렸습니다.
거울 속에서 무언가가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오 씨와 똑같은 얼굴로.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과 도시전설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엘리베이터 거울이 불편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