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심야 버스
이○○ 씨(가명, 29세)는 경기도 성남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야근이 잦았고, 심야 버스는 일주일에 서너 번 탈 정도로 익숙한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그날도 야근을 마치고 마지막 버스를 탔습니다. 5월 중순이었지만 밤 11시가 넘자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버스 안에는 이 씨를 포함해 승객이 여섯 명 남짓이었습니다. 절반은 잠들어 있었습니다.
이 씨는 창가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형광등 조명 아래 창밖은 그대로 검은 거울이 되어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성남 외곽, 가로등이 드문드문한 구간에 접어들었을 때였습니다.
창밖의 것
음악이 잔잔한 구간에서 이 씨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가로등 하나가 지나갔습니다. 그 빛이 스치는 순간,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형체.
버스와 나란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창 바깥, 빠르게 지나가는 도로 옆에. 사람처럼 생겼는데,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이상하게 속도가 버스와 딱 맞았습니다.
이 씨는 이어폰을 뺐습니다. 더 자세히 보려고 창에 얼굴을 가까이 댔습니다.
그리고 다음 가로등 빛이 스쳤습니다.
그것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이 씨는 그 자리에서 굳었습니다.
자신의 얼굴이었습니다.
얼굴이 같은 것
이 씨와 똑같은 얼굴이었습니다. 머리 모양도, 윤곽도, 오늘 입고 나온 짙은 남색 재킷도.
다만 딱 하나가 달랐습니다.
그것은 웃고 있지 않았습니다. 표정이 없었습니다. 이 씨가 피곤한 얼굴로 창에 얼굴을 가까이 댄 채 바라보는 동안, 그것도 이 씨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같은 시선. 같은 방향. 하지만 서로 다른 존재.
이 씨가 손을 들었습니다. 반사인지 확인하려고.
그것은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가로등이 사라지고 어둠이 다시 깔렸습니다. 이 씨는 비명 대신 등받이에 등을 붙이며 몸을 뒤로 뺐습니다.
30초 뒤, 다시 가로등이 지나갔습니다.
창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것
이 씨는 집에 돌아온 뒤 곧바로 현관 거울 앞에 섰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확인했습니다. 평범했습니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자신이 한 박자 늦게 움직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팔을 들었을 때, 거울 속 팔이 아주 미세하게 늦게 올라오는 것 같은.
이 씨는 거울 앞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다시 뜨자 거울은 정상이었습니다.
이 씨는 그날 이후 심야 버스 창밖을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추가했습니다.
집에 오면 현관 거울을 천으로 덮어두는 것을.
나중에 이 씨가 조사해 본 결과, 그날 그가 탔던 버스 노선 구간에서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온라인 공포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을 발견했습니다. 게시 일자는 이 씨가 겪은 날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이었습니다. 게시자도 같은 노선, 같은 구간, 같은 새벽 시간대였다고 했습니다.
그 글에는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습니다.
게시자의 계정은 그 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활동 기록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묻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이 씨는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게 나라고... 어떻게 확신해요?"
이 이야기는 심야 대중교통 이용자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공포 체험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이야기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