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야간 근무
박○○ 씨(가명, 52세)는 올해로 3년째 한 사무용 건물에서 야간 경비로 일하고 있었다. 밤 10시면 입주 회사들이 모두 퇴근하고, 건물에는 그와 한 대의 엘리베이터 소리만 남았다.
1층 경비실에는 CCTV 모니터 여덟 대가 벽에 붙어 있었다. 1층 로비부터 7층까지 층마다 엘리베이터 홀 하나씩 일곱 대, 그리고 경비실 안쪽 카메라 한 대. 박 씨는 믹스커피를 타 놓고 화면을 눈으로 훑는 것이 일과였다.
그날 새벽 2시 40분, 7층 화면에서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앞의 여자
엘리베이터 홀 한가운데에 여자가 서 있었다.
긴 흰 원피스에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자였다. 벽을 보고 선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7층은 그날 불이 모두 꺼진 빈 층이었다.
박 씨는 무전기를 챙겨 엘리베이터를 탔다. 7층 문이 열렸을 때 복도는 어둡고 서늘했다. 손전등으로 홀을 비췄지만 아무도 없었다. 바닥에는 마른 먼지 위에 젖은 맨발 자국 같은 것이 하나 찍혀 있었을 뿐이었다.
경비실로 내려와 모니터를 보았다. 7층 화면에는 여전히 여자가 서 있었다.
방금 그가 서 있던 자리 바로 그곳에.
한 칸씩 내려오는 것
박 씨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화면을 지켜보았다. 3시 10분, 여자는 6층 화면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이쪽을 향해 서 있었다. 얼굴은 긴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3시 25분, 5층. 3시 40분, 4층.
층이 바뀔 때마다 한 걸음씩, 카메라 쪽으로 다가와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층마다 계단 출입문 위에 달린 센서등도 한 번 켜지지 않았다. 여자는 그저 화면과 화면 사이에서 조용히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박 씨는 경비실 문을 안쪽에서 잠갔다. 손이 떨려 열쇠를 두 번 떨어뜨렸다.
새벽 4시가 조금 지나 여자는 1층 로비 화면에 나타났다. 유리문 바로 안쪽이었다. 박 씨는 고개를 들어 경비실 창 너머 실제 로비를 보았다.
로비는 텅 비어 있었다. 불 꺼진 유리문에 그의 얼굴만 비치고 있었다.
여덟 번째 화면
다시 모니터로 눈을 돌렸을 때, 로비 화면에서 여자는 사라져 있었다. 박 씨는 천천히 화면을 하나씩 확인했다. 일곱 번째까지는 모두 빈 공간이었다.
마지막 여덟 번째, 경비실 안쪽 카메라.
의자에 앉은 박 씨의 뒷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그의 바로 뒤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흰 원피스의 여자가 서 있었다.
고개를 숙여 그의 머리 위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박 씨는 돌아보지 못했다. 목덜미에 닿는 차가운 숨이 느껴졌다. 모니터 속에서 여자의 긴 머리카락이 그의 어깨 위로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어깨 위에는 아무 무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 6시, 출근하는 직원이 경비실 문을 두드릴 때까지 그는 그 자세로 굳어 있었다.
아직 설명할 수 없는 것
박 씨는 그 주에 일을 그만두었다. 관리 사무소에서 녹화 영상을 확인했지만 그날 밤 일곱 번째 화면까지 모두 '이상 없음'이었다. 여덟 번째 경비실 카메라 영상만은 새벽 2시 40분부터 4시 사이가 통째로 비어 있었다고 했다.
박 씨는 지금도 잠들기 전에 집 안의 거울과 유리창을 모두 천으로 가린다.
비춰 보이는 그의 뒤에 누가 서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창작된 공포 콘텐츠입니다. 등장 인물·장소는 모두 가상이며 실제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