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저수지
충청남도 외곽의 한 저수지.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공포영화 촬영 스태프로 일한 지 8년째인 박○○ 씨(가명, 34세)는 그곳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처음 발을 딛는 순간부터 느꼈다고 했습니다.
"다른 촬영지랑 달랐어요. 공기가... 무거웠습니다. 발이 땅에 붙는 것 같은 느낌. 보통 저수지 주변은 습하고 냄새가 나잖아요. 근데 거긴 냄새가 없었어요. 완전히."
그날은 2026년 봄, 새벽 2시를 넘긴 심야 촬영이었습니다. 물안개가 저수지 수면을 덮고, 가로등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조명 장비만이 배우들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카메라 모니터에 보인 것
박 씨는 그날 DIT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촬영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기록하는 역할이었죠.
새벽 2시 47분. 감독이 "컷"을 외쳤고, 촬영팀은 잠시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박 씨는 방금 촬영한 장면을 다시 돌려보기 위해 모니터를 들여다봤습니다.
배우 두 명이 저수지 둑 위를 걷는 장면이었습니다.
박 씨는 처음에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배우는 두 명이었는데, 모니터에는 세 개의 형체가 찍혀 있었습니다.
세 번째 것은 배우들보다 한 발짝 뒤에 있었습니다. 키가 비정상적으로 작았고, 팔이 무릎 아래까지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걷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두 배우는 앞으로 걸었지만, 그것은 옆으로... 게처럼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박 씨는 말을 잃었습니다.
세 사람이 같은 것을 봤다
"처음엔 제가 과로한 줄 알았어요. 빨리 감으면서 다시 확인했는데... 똑같이 나왔습니다. 옆에 있던 조명 감독한테 보여줬어요."
조명 감독 이○○ 씨(가명)도 굳어버렸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서 있다가, 세 번째 스태프를 불렀습니다.
세 명이 같은 모니터를 같은 장면에서 멈추고 확인했습니다.
세 명 모두 같은 것을 봤습니다.
박 씨는 그 뒤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누군가가 '감독님 불러야 하나'라고 했는데, 그 순간 모니터가 꺼졌습니다. 배터리가 충분히 남아있었는데. 다시 켰을 때 그 장면만 깨끗하게 비어있었어요. 파일이 손상된 거죠."
그 뒤로 이상한 일들
촬영은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현장이 달라졌습니다.
스태프들이 저수지 쪽을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촬영 도중 멀쩡히 켜져 있던 조명이 이유 없이 꺼지는 일이 세 번 있었습니다. 세 번 모두, 배우가 저수지 가장 가까이에 서 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소리.
"심야 촬영 때 저수지 쪽에서 첨벙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물고기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규칙적이었거든요. 일정한 간격으로. 마치 뭔가가... 걷고 있는 것처럼."
박 씨를 포함한 세 명의 스태프는 촬영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 현장을 떠났습니다.
그것이 남긴 것
박 씨는 지금도 그 저수지 근처를 지나지 않습니다. 그 영화는 이후 완성되어 개봉했고 흥행했지만, 박 씨는 한 번도 보지 않았습니다.
"모니터에서 본 게 머릿속에 남아있어요. 지워지질 않아요. 특히 그 팔... 무릎까지 늘어진 팔이."
박 씨가 마지막으로 꺼낸 말이 있습니다.
"나중에 그 마을 어르신한테 들었는데, 그 저수지에 예전에 아이 하나가 빠져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오래전 일이라 확인은 못 했지만."
카메라는 종종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담습니다.
그리고 그날, 카메라는 무언가를 정확히 담아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촬영 장소 및 작품명은 밝히지 않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