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당직의 일상
최○○ 씨(41세)는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에서 야간 경비 일을 한 지 7년이 됐습니다.
야간 당직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처음엔 무섭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최 씨에게 병원 밤은 그냥 조용한 직장일 뿐이었습니다. 방문객 통제, 순찰, CCTV 모니터링. 7년을 하다 보니 루틴이 몸에 완전히 배어 있었습니다.
2026년 3월의 어느 화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최 씨는 1층 경비실에서 CCTV 화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총 32개 채널. 각 층 복도, 로비, 외부 주차장까지.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화면들은 대부분 텅 비어 있었습니다.
최 씨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화면을 훑던 순간이었습니다.
5층 복도에서
5번 채널에 무언가가 찍혔습니다.
5층은 구 병동 구역으로,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약 3개월째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출입 금지. 최 씨 자신도 2주 전 순찰에서 마지막으로 올라가본 이후 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그 복도를 무언가가 걷고 있었습니다.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환자복 차림. 흰색. 긴 머리카락. 복도 끝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화면에 잡혔습니다.
최 씨는 처음엔 무단 침입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사 구역에 누가 들어온 모양이라고. 바로 무전으로 다른 경비원을 불렀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화면을 봤을 때, 최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형체는 걷고 있었는데...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습니다.
화면이 보여준 것
최 씨는 눈을 비볐습니다. 다시 봤습니다.
분명했습니다. 그것은 복도 바닥에서 약 10~15센티미터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발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발은 허공에 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걷는 속도가 이상했습니다.
가끔씩 멈췄습니다. 화면 한 쪽에 달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얼굴은 너무 흐릿하게 나왔습니다. 화질이 나빠서가 아니었습니다. 다른 화면의 화질은 멀쩡했습니다.
그것만 흐릿했습니다.
함께 올라간 다른 경비원 이○○ 씨가 5분 뒤 5층에 도착했다는 무전을 보냈습니다. 최 씨는 화면으로 이 씨가 5층 계단 쪽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5번 채널에는 아직 그 형체가 있었습니다.
이 씨가 있는 곳에서 불과 몇 미터 뒤.
최 씨는 무전을 잡고 소리쳤습니다. "뒤 봐요! 지금 당장 뒤!"
이 씨가 뒤를 돌아봤습니다. CCTV 화면 속에서도 보였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CCTV에는 분명히 찍혀 있었습니다.
영상이 남긴 것
이 씨가 내려오는 동안, 5번 채널의 형체는 복도 맨 끝 창문 쪽으로 사라졌습니다. 벽을 통과하는 것처럼.
두 사람은 다음 날 아침 병원 보안 담당자에게 보고했고, 해당 CCTV 영상이 추출됐습니다.
병원 측은 "카메라 오류 가능성"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최 씨는 알고 있습니다. 그 형체가 멈춰서 카메라를 올려다보던 순간을.
7년 동안 야간 당직을 해왔지만, 최 씨는 그 이후로 5번 채널을 혼자 보지 않습니다.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봅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