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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유형: 수면 마비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인물, 장소, 사건과 무관합니다
수면 마비

새벽마다 가위눌리며 듣는 연필 소리, 책상엔 낯선 필체가 남았다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6세 고시생이 매일 밤 가위눌림 속에서 연필로 종이 긁는 소리를 듣고, 아침마다 자신이 쓰지 않은 낯선 필체를 책상 위에서 발견하기 시작한다.

2026년 08월 29일 visibility 4,136 조회 NEW
새벽마다 가위눌리며 듣는 연필 소리, 책상엔 낯선 필체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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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년째, 같은 자리

스물여섯 이준혁 씨(가명)는 삼 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대신 택한 이 길이 벌써 세 번째 낙방으로 이어지면서, 그는 서울 변두리의 낡은 고시원 한 칸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었다.

방은 성인 한 사람이 겨우 눕고 앉을 수 있는 크기였다. 창문 하나 없이 작은 환풍구만 뚫려 있는 벽 앞에 책상이 놓여 있었고, 그 옆으로 침대가 거의 맞닿아 있었다. 매일 밤 준혁 씨는 자정을 훌쩍 넘기고도 오답노트를 펼쳐 문제를 풀다가, 스스로도 모르게 책상에 엎드려 잠드는 날이 많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붙어야 한다.'

그 생각 하나로 버티는 나날이었다.

스윽, 스윽

처음 가위에 눌린 건 이사 온 지 두 달쯤 됐을 무렵이었다.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눈은 떠졌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들렸다.

스윽. 스윽.

연필로 종이를 긁는 듯한 소리였다. 등 뒤, 책상이 있는 방향에서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준혁 씨는 몸을 돌릴 수 없었다. 겨우 눈동자만 소리가 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을 뿐이었다.

'수험생활 스트레스 때문에 가위에 눌리는 거겠지.'

다음 날 아침, 몸이 풀리자마자 준혁 씨는 애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그 밤 이후로, 가위에 눌릴 때마다 어김없이 그 소리가 함께 찾아왔다. 일주일에 한 번이던 것이 이틀에 한 번, 나중엔 거의 매일 밤으로 늘어났다.

내가 쓰지 않은 글씨

이상함을 처음 눈치챈 건 그로부터 며칠 뒤였다. 아침에 일어나 오답노트를 펼친 준혁 씨는 여백에 낯선 글씨가 적혀 있는 걸 발견했다.

작고 삐뚤빼뚤한 숫자 몇 개. 분명 자신의 필체가 아니었다.

'졸면서 나도 모르게 썼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그다음 주, 또 다른 페이지 여백에 이번엔 숫자가 아니라 짧은 단어가 적혀 있었다. 준혁 씨는 그제야 노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넘겨보았다.

페이지마다, 자신이 쓴 기억이 없는 글씨가 하나씩 늘어 있었다. 어떤 페이지엔 동그라미가, 어떤 페이지엔 별표가, 또 어떤 페이지엔 짧은 메모가.

혹시나 해서 잠들기 전 노트를 서랍에 넣고 잠갔다. 다음 날 아침, 서랍은 잠긴 그대로였다. 하지만 노트를 꺼내 펼쳐보니, 그 안에 또 글씨가 늘어 있었다.

점점 또렷해지는 필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글씨는 점점 또렷해졌다. 처음엔 흐릿하게 번진 자국 같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또박또박한 필체로 바뀌어 있었다.

더 소름 끼치는 건 내용이었다. 준혁 씨가 최근 모의고사에서 틀렸던 문제의 정답이, 그 여백에 정확히 적혀 있었다. 심지어 아직 채점하지 않은 문제집에도 마찬가지였다.

"3번. 답은 3번이야."

어느 날 아침엔 그런 문장까지 적혀 있었다. 준혁 씨는 떨리는 손으로 그 문제를 다시 풀어봤다. 정답은 정말 3번이었다.

그날 밤 준혁 씨는 뜬눈으로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지쳐 잠들었고, 또다시 그 소리와 함께 가위에 눌렸다. 이번엔 눈동자를 움직여 책상 쪽을 바라보는 순간, 흐릿한 실루엣 하나가 의자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등을 돌린 채, 고개를 살짝 숙이고 무언가를 쓰고 있는 뒷모습이었다. 어깨의 움직임이 연필 소리와 정확히 맞물려 있었다.

총무 아저씨가 들려준 이야기

며칠 뒤, 준혁 씨는 우연히 고시원 총무와 마주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넌지시 그 방에 대해 물었다.

총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그 방, 예전에 살던 총각이 있었는데... 여기서 시험만 몇 년째 봤어요. 매번 낙방하고, 또 보고, 또 보고. 그러다 어느 날 말도 없이 짐 싸서 나갔어요. 그 뒤로 연락이 끊겼고."

"그 총각, 밤마다 책상에 앉아서 뭘 그렇게 쓰던지... 새벽에 복도 지나가면 연필 소리가 들렸어요.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 나중엔 의자 소리도 안 나더라고요."

준혁 씨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자신이 매일 밤 듣는 소리와 똑같았다.

손 닿을 거리

그날 밤도 어김없이 가위에 눌렸다. 스윽, 스윽, 소리가 들려왔다. 준혁 씨는 이번엔 눈을 감지 않고 끝까지 버텨보기로 했다.

실루엣은 여전히 책상 의자에 앉아 있었다. 등을 돌린 채로.

그런데 어느 순간, 연필 소리가 뚝 멈췄다.

침묵.

준혁 씨는 심장이 조여드는 걸 느꼈다. 겨우 움직이는 눈동자로 책상 쪽을 다시 확인했다.

의자는 비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시야 가장자리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실루엣이 책상이 아니라, 침대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다.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준혁 씨는 그것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그 순간, 마비가 풀렸다. 동시에 손끝에 무언가 스치는 감촉이 느껴졌다. 차갑고 가느다란, 연필을 쥔 손끝 같은 감촉이었다.

그리고 귓가에,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렸다.

아직도 그 방에서

준혁 씨는 그 뒤로 다른 방으로 옮겼다. 하지만 오답노트는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다.

가끔 새벽에 눈을 뜨면, 조용히 오답노트를 펼쳐본다. 아무 글씨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눈을 감는다.

그런데 얼마 전, 시험을 앞두고 유난히 지쳐 잠들었던 밤. 눈을 뜬 오답노트 여백에, 또 그 글씨가 적혀 있었다.

"다음엔, 꼭 붙어."

준혁 씨는 아직도 그 글씨가 누구의 것인지, 왜 자신을 향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요즘도 가끔, 새벽 책상 쪽에서 스윽, 스윽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장소, 인물이나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수면 마비(가위눌림)는 실제 의학적 현상이니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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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험생 여러분이 겪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이 이야기는 이를 소재로 한 순수 창작물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