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ize 핵심 요약

  • 공포 유형: 의식 실패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인물, 장소, 사건과 무관합니다
의식 실패

동짓날 팥죽을 반만 뿌리고 들어온 밤, 계단에 남은 붉은 흔적

동짓날 대문 앞에 팥죽 세 숟갈을 뿌리다 급한 전화로 두 숟갈을 남긴 밤, 계단에 팥알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 보내지 못한 액은 반드시 되찾으러 돌아온다.

2026년 09월 02일 visibility 3,652 조회 NEW
동짓날 팥죽을 반만 뿌리고 들어온 밤, 계단에 남은 붉은 흔적
글자 크기
100%

3년째 팥죽을 돌리시는 주인 할머니

오세영 씨(가명, 34세)는 서울 변두리의 오래된 다세대주택 2층에 3년째 세 들어 살고 있었다. 건물주 할머니는 매년 동짓날이면 손수 쑨 팥죽을 위아래 세입자들에게 한 그릇씩 돌리는 게 오랜 습관이었다. "먹기 전에 대문 앞에 세 숟갈만 뿌리고 들어와. 그래야 그해 액이 안 붙어." 세영 씨는 그 말을 매번 귓등으로 흘려들으면서도, 할머니가 서운해할까 봐 대충 흉내만 내며 지내왔다.

그날도 다르지 않았다. 야근을 마치고 자정 가까이 들어온 세영 씨는 현관 앞에 놓인 팥죽 그릇을 발견하고 숟가락을 들었다. 첫 숟갈을 계단 밑 시멘트 바닥에 뿌리던 순간,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급한 클라이언트 전화였다. 세영 씨는 그릇을 계단 한쪽에 밀어두고 통화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두 숟갈은, 그대로 잊혔다.

계단에 남은 붉은 알갱이

다음 날 아침, 그릇은 텅 비어 있었다. 고양이나 쥐가 먹었겠거니 했다. 그런데 계단 한 칸 한 칸을 따라 팥알이 하나씩, 정확히 하나씩 놓여 있었다. 1층 대문에서부터 2층 세영 씨의 현관문 앞까지, 마치 누군가 일부러 늘어놓은 것처럼.

빗자루로 쓸어버리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이틀 뒤, 팥알은 다시 나타났다. 이번엔 계단이 아니라 방 안이었다. 창틀 위에 세 알, 신발 안에 두 알, 그리고 화요일 아침엔 베개 밑에서 다섯 알이 나왔다. 언제나 홀수였다.

팥알이 그리는 모양

세영 씨는 처음엔 집 안 어딘가 벌레나 쥐가 있나 의심했다. 방충망을 새로 갈고 문틈도 막았다. 그런데도 팥알은 계속 나타났고, 어느 순간부터는 흩어져 있지 않고 바닥에 한데 모여 있었다.

일주일째 되던 날 아침, 눈을 뜬 세영 씨는 침대 옆 바닥에 놓인 팥알들이 사람의 형체처럼 배열돼 있는 걸 보고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머리, 두 팔, 몸통. 누워 있는 사람 모양으로, 정확히 침대를 향해 얼굴을 돌린 채였다.

CCTV 속, 문 앞에 웅크린 그림자

건물 1층 공용 현관에는 몇 년 전 설치한 CCTV가 있었다. 세영 씨는 관리소에 부탁해 새벽 시간대 영상을 확인했다. 새벽 2시 15분, 화면 속에 한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다. 등이 굽고 고개를 푹 숙인 그림자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앞에 멈춰 서더니, 바닥에 웅크려 두 손으로 무언가를 그러모으는 듯한 동작을 반복했다.

그러고는 천천히 일어나 세영 씨의 현관문 앞으로 다가가, 문에 두 손을 가만히 대고 있다가 사라졌다. 얼굴은 단 한 프레임도 찍히지 않았다. 늘 아래로 숙인 채였다.

다 못 보낸 것은 돌아온다

세영 씨는 결국 주인 할머니를 찾아가 영상을 보여줬다. 할머니는 영상을 보자마자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팥죽은... 세 숟갈을 다 뿌려야 끝나는 거야. 하나나 둘만 뿌리고 말면, 보내려던 그 액이 문턱에 반쯤 걸린 채로 남는다고 어른들이 그러셨어. 그럼 그게, 마저 받아 가려고 다시 찾아온다고."

할머니는 그 말을 진작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다음 동짓날엔 꼭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뿌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사이, 세영 씨는 이미 그것과 한 번 더 마주해야 했다.

그릇이 방 안에 놓여 있던 밤

그날 밤은 유난히 조용했다. 밖에도, 계단에도 팥알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대신 세영 씨는 입 안 가득한 팥죽 맛과 함께 눈을 떴다. 손가락 사이가 끈적했다.

일어나 불을 켠 순간, 세영 씨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몇 달 전 대문 앞에 두고 나머지를 뿌리지 못했던 바로 그 그릇이, 침대 머리맡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고, 숟갈로 한 입 떠먹은 자국이 선명했다. 그리고 그릇 테두리에는, 세영 씨의 것이 아닌 붉게 물든 손가락 자국 하나가 찍혀 있었다.

지금도 동짓날엔

세영 씨는 얼마 뒤 그 집을 나왔다. 지금은 다른 동네에서 혼자 지내지만, 동짓날이 되면 반드시 팥죽 한 그릇을 다시 쑤고, 세 숟갈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문 앞에 뿌린다. 전화가 오든, 급한 일이 생기든, 절대 중간에 멈추지 않는다.

다 보내지 못한 것은, 결국 스스로 받아 가려 돌아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동지 팥죽 풍습은 실존하는 전통 민속이나, 이야기 속 초자연적 현상은 창작된 설정입니다.

warning 주의사항

  •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인물, 장소, 사건과 무관합니다
  •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이며 실존 인물과 관련이 없습니다
  • 동지 팥죽 풍습은 실존하는 전통 민속이나 이야기 속 초자연적 현상은 창작된 설정입니다
  • 전통 의식이나 풍습을 특정 종교·문화에 대한 비하 의도 없이 다뤘습니다
  •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
  • 혼자 계신 밤에는 밝은 곳에서 읽어주세요
  • 취침 전 열람 시 잠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이야기 속 의식과 현상을 실제로 따라 하거나 맹신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