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어야 할 그곳
박○○ 씨(가명, 41세)는 10년 넘게 낚시를 해온 베테랑이었습니다.
충청도 어딘가에 위치한 작은 저수지. 지역 낚시 동호회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동료에게 귀띔으로 들은 장소였는데, 붕어가 잘 잡히고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문제는 '왜 아무도 오지 않는지'를 박 씨가 그날 밤 직접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바람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후 10시. 박 씨는 혼자 저수지 제방 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손전등 하나, 낚시 가방 하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민가도 차로 15분 거리였습니다.
달이 없는 밤이었습니다. 손전등을 꺼도 어디가 물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어두웠습니다. 수면 위로 낮게 흰 안개가 깔려 있었습니다.
찰랑.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 박 씨는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달랐습니다. 물고기가 수면을 치는 소리가 아니라, 마치 무언가가 물속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찰랑. 찰랑. 찰랑.
규칙적이었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이쪽을 향해 점점 가까워지는.
분명히 들었습니다. 제 이름을요
박 씨는 낚싯대를 내려놓고 귀를 세웠습니다.
바람이 없는 밤이었습니다. 벌레 소리도 없었습니다. 그 시간, 그 저수지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10년 넘게 야간 낚시를 해온 그에게 어둠 자체가 두렵진 않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 ○○아."
낮고 축축한 목소리였습니다. 물속에서 올라오는 것 같은, 묵직하게 잠긴 목소리. 어딘지 모르게 늘어지고 뭉개진 발음이었습니다.
박 씨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습니다.
분명히 자신의 이름이었습니다. 이름을 알 수 있는 사람이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혼자 간 낚시였습니다. 누구에게도 이 장소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 ○○아. 이리 와."
두 번째 목소리는 첫 번째보다 조금 더 가까이서 들렸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
박 씨는 손전등을 저수지 쪽으로 비췄습니다.
나중에 그는 이것이 가장 후회되는 행동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손전등 빛이 안개를 뚫고 수면 위를 비추었을 때, 물 위에 뭔가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안개가 뭉쳐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낮게 피어오른 수증기가 형체를 만든 것이라고. 하지만 그 형체는 수면에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게 아니라, 물속에서 반쯤 몸을 드러낸 것처럼 보였습니다.
희뿌연 형체. 사람의 상반신 모양. 하지만 얼굴이 없었습니다.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니, 무언가가 있긴 있었는데 그것은 얼굴이라고 부를 수 없는... 오래되고 습기에 젖어 형체를 잃어버린 무엇이었습니다.
그것은 박 씨를 향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얼굴 없는 것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 이리 와."
그날 이후
박 씨는 낚시 도구를 전부 버려두고 뛰었습니다.
주차해둔 차까지 얼마나 달렸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저수지를 빠져나오면서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차에 탄 후에도 한참을 손이 떨려 시동을 걸지 못했다고 합니다.
며칠 후, 용기를 내어 동호회 게시판에 그 저수지의 이름을 검색해보았습니다.
오래된 게시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기 가면 절대 밤에 혼자 있으면 안 됩니다. 가끔 물에 빠진 사람들이 이름을 부른다고요. 옛날에 거기서 익사 사고가 많이 있었거든요.'
2013년에 작성된 게시글이었습니다.
박 씨는 그 저수지에 다시 가지 않았습니다. 낚싯대도, 가방도, 그곳에 두고 온 채로.
혹시 물에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면, 절대 손전등으로 수면을 비추지 마십시오.
이 이야기는 실제 공포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작 공포 이야기입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십시오.